7~9월 하루 평균 거래대금 27.6조…2분기보다 27% 증가
▲ 지난 9월 15일 당시 코스피가 나흘 연속 상승하며 연고점을 경신했을 때 모습. 코스피는 전날보다 15.67포인트(0.65%) 오른 2,443.58에 장을 마쳤다. [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 중 최소 8곳 이상이 지난 3분기에 최대 실적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패닉 이후 증시를 끌어올린 이른바 '동학 개미'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10곳(6월말 기준 자기자본순) 가운데 지난 13일까지 3분기 실적을 공시한 8곳이 전체 분기 기준이나 3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6곳이 그동안의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지난 3분기로 갈아치웠고, 2곳은 역대 3분기 가운데 가장 좋은 실적을 냈다. 2곳은 아직 공시하지 않았다.

증권사 가운데에서도 키움증권이 가장 좋은 실적을 냈다.

키움증권은 3555억원의 영업이익과 26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각각 314.4%와 295.1% 증가한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이다.

NH투자증권도 역대 최대 실적인 영업이익 3537억원과 순이익 2396억원을 공시했다. 1년 전보다 각각 201.3%와 197% 늘어났다.

삼성증권도 3169억원의 영업이익에 2337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였던 2018년 1분기(영업이익 1800억원, 순이익 1325억원)를 뛰어넘었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도 지난해보다 배 이상의 실적을 올리며 분기 최대 실적 증권사에 이름을 올렸다.

미래에셋대우는 역대 최대 실적이었던 지난 2분기보다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20% 이상 줄어들었지만, 3분기 기준으로는 최대 실적을 썼다.

메리츠증권도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4분기 순이익(1630억원)에 육박하는 162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3분기 최대 실적을 올렸다.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에서도 신영증권이 지난해 3분기보다 10배가 넘는 순이익(434억원)을 냈고, 현대차증권도 406억원의 역대 최대 분기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러한 최대 실적은 증시가 코로나19 패닉에서 벗어나면서 개미 투자자들의 가세로 거래대금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6월 말 2108.33이었던 코스피 지수는 9월 말에는 2327.89로 10.4% 껑충 뛰었고,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도 737.97에서 845.15로 14.5% 급등했다. 코스닥은 9월 15일에는 899.46으로 900선에 바짝 다가서기도 했다.

지난 3분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27조6000억원으로 지난 2분기(21조7천억)보다 27% 늘었고, 8월 11일엔 총 33조원어치 주식이 거래돼 역대 최대 거래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이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고는 5월 말 10조9000억원에서 9월에는 18조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여기에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역대급' 자금이 몰렸다.

지난 6월 30조원이 넘게 청약증거금이 몰렸던 SK바이오팜이 7월 초 상장한 데 이어 9월에는 카카오게임즈가 60조원에 넘는 돈을 끌어모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개인 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증권사 실적도 좋아지고 있다"며 "10월 다소 잠잠했던 증시가 11월 들어 다시 활기를 띠면서 이런 추세가 어느 정도 지속될지가 4분기 실적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