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화물운송 확대
40명 무급휴직서 순차 복귀
노조와 협의 끝에 조치 결정
비정규직 정년은 65세 상향
자료사진. /출처=대한항공 홈페이지
자료사진. /출처=대한항공 홈페이지

대한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급휴직 상태의 외국인 조종사들의 복귀를 결정하고 화물기 운항에 투입하기로 했다. 외국인 조종사의 복귀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8개월만의 조치다.

12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최근 항공화물 수요 급증에 따라 외국인 조종사 40여명을 순차적으로 화물기 운항에 투입하기로 했다. 대형 항공기를 운항할 조종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조종사 노조가 '내국인 조종사의 우선복귀'라는 기존의 주장에서 후퇴하면서 외국인 조종사 복귀 조치가 나왔다.

당초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외국인 조종사 복귀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상당수의 내국인 조종사가 휴업 상태인데 기종 전환(훈련)을 고려하지 않고 협의도 없는 외국인 조종사 복직을 반대했다. 노조는 휴직 중인 내국인 조종사들의 기종 전환 훈련을 통한 현장 투입을 제안했으나 6개월이 소요되는 기종 전환 훈련을 기다릴 수 없다는 사측과 마찰을 빚었다.

하지만 노사는 6회에 걸쳐 협의에 나서 외국인 조종사 복귀에 합의했다. 대신 대한항공 사측은 지난 7월 65세에서 63세로 낮춘 비정규직(경력) 기장의 계약 종료 나이를 다시 65세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통상적으로 항공업계는 60세로 정년을 마친 경력 조종사들을 65세까지 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이번 외국인 조종사를 복귀는 대한항공이 코로나19로 화물운송 비중을 확대하면서 가능해 졌다.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최근 화물기 편수를 늘리고 2대의 여객기 좌석을 제거하고 화물 노선에 투입하는 실정이다. 복직 대상은 B777 기종 24명과 B747 기종 16명으로 지난 4월부터 무급휴직 상태인 외국인 조종사 40명 중 B777 기종의 12명을 우선 투입할 예정이다.

이들은 대한항공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외국인 조종사들이다. 기종별로 운항 자격이 필요하기 때문에 2주간 자가격리를 거치면 복귀 교육을 받아야 한다. 현재 대항항공의 외국인 조종사는 290여명이 무급휴직 중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7월에 B737 및 A380 기종 외국인 조종사 62명을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한편 대한항공은 코로나19라는 최악의 상황 속에서 올해 2~3분기에 화물 부문 실적이 선방하면서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향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따른 항공운송 수요 증가도 점쳐진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