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3개월간 4.94%↑…김포는 2주간 4% 가깝게 뛰어
국토부 "집중 모니터링…관계부처 협의·주정심 거쳐 지정 여부 결정"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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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산과 김포 등 일부 비규제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어 정부가 규제 카드를 꺼내 들지 관심이 모인다.

12일 정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집값이 불안한 수도권·지방의 비규제 지역 주택 동향에 대한 정밀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규제지역과 인접해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는 몇몇 지역을 두고는 정부의 조정대상지역 지정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감정원의 월간 주택 가격 상승률 자료를 보면 부산 해운대구는 최근 3개월간 집값이 4.94% 오르며 비규제 지역 중 집값이 가장 많이 뛰었다.

부산은 지난해 11월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수도권에 비해 대출과 청약, 세제 등에서 느슨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규제지역에서 벗어난 직후 집값이 반짝 상승했던 부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상승세가 주춤했다가 최근 들어 이내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부산에선 해운대구 외에 수영구(2.65%), 동래구(2.58%) 등도 집값이 많이 오르고 있다.

감정원의 11월 월간 통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주간 조사에서 부산 해운대구는 11월 1∼2주 0.84%, 1.09% 오르며 상승 폭을 키웠고, 수영구도 같은 기간 0.61%, 1.13% 오르는 등 오름폭이 더 커지고 있다.

충청권에서도 세종과 대전 등 집값 상승세가 높은 규제지역과 인접한 비규제 지역에서도 집값이 불안한 모습이다.

대전 유성구와 붙어 있는 충남 계룡시는 3개월간 집값 상승률이 3.34%로 조사됐다. 해운대구에 이어 비규제지역 중 두 번째로 집값이 많이 올랐다.

세종시와 인접한 공주시는 3.07%, 천안시 서북구는 2.7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6·17 대책에서 대전과 청주 등이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일 때 규제를 피해갔던 이들 지역은 이후 집값 상승률이 커지고 있다.

특히 수도 이전 이슈로 세종시가 3개월간 13.42% 폭등하자 주변 부동산도 함께 들썩이는 모양새다.

비규제 지역에서 6·17 대책으로 바로 투기과열지구로 직행한 대전 유성구는 3개월 집값 상승률이 5.16%에 달했다.

경기도에서는 김포 집값이 크게 뛰고 있다.

김포는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일 때 규제지역 지정을 피한 바 있다.

최근 3개월 집값 상승률은 1.16%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으나, 주간 조사에서 11월 1주 1.94%, 2주 1.91% 상승해 2주 연속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김포는 11월 월간 조사 결과가 나오면 3개월간 상승률이 크게 올라갈 전망이다.

경남 울산과 창원 등에서도 주요 지역의 집값이 많이 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들 지역은 그동안 부동산이 침체했던 곳이어서 규제지역 지정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정부는 규제지역 지정을 검토할 때 최근 3개월 집값 상승률 등 정량적인 지표를 중요하게 본다.

최근 3개월간 집값 상승률이 해당 시·도 물가상승률의 1.3배가 넘는 곳을 우선 가려내고, 그중에서도 청약경쟁률이나 분양권 전매거래량, 주택보급률 등이 일정 요건을 충족한 곳을 지정 대상으로 삼는다.

정량적인 평가와 함께 정성적 평가도 함께 진행한다.

정성적 평가를 통해 집값 상승이 개발사업 진행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인지, 투기 세력의 개입 때문인지 등을 가려내고 향후 집값 불안 확산 가능성을 검토한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9억원 이하 구간은 50%, 9억원 초과분은 30%로 제한되는 등 각종 규제를 받게 되고 주택을 구입하면 자금조달계획서를 내고 어떤 돈으로 집을 사는지 밝혀야 한다.

규제지역 지정을 위해서는 국토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 간 협의가 필요하고, 해당 지자체 의견도 수렴한다.

그 뒤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를 열어 정량·정성적 분석 내용에 대해 논의한 뒤 결의를 거쳐 최종 지정한다.

/최문섭 기자 chlanstjq9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