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회진 사회부 기자

인천시교육청의 시민 청원 창구인 '소통도시락'이 최근 시끌벅적하다. 한 달에 적게는 한 건 정도 글이 올라올 정도로 조용하던 소통도시락 게시판에 최근 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학구 조정 문제가 제기되면서 관련 내용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학구 조정 및 학교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내용의 청원 글 2건은 시민 1000명으로부터 공감을 얻을 만큼 학부모들의 관심은 뜨겁다.

청원 내용의 주된 내용은 A 학부모들은 신도시 내 아이들을 가까운 학교에 배정해달라고 요구하면서도 B 학부모들은 과밀학급·과대학교로 인한 피해를 막아달라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시민 청원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며 학구 조정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했다.

인구가 대거 유입되고 있는 신도시에서 아이들을 더 가까운 학교로 배정해달라는 민원은 잇따라 제기됐었다.

올해 8월 송도국제도시 SK뷰 센트럴 입주예정자들이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학교를 두고 먼 학교를 가야 해 인천시동부교육지원청에 안전한 통학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입주예정자들은 배정받은 학교 통학로 주변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사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학구 조정 민원은 과거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 바로 집 앞의 학교가 아닌 먼 곳의 학교에 가거나 강제전학을 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기존 주민들과 신도시 입주민들, 교육청 등 여러 관계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신도시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때마다 배정 문제는 불거져 나와 갈등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원도심에서는 학령인구가 줄어든다는데 한쪽에선 콩나물시루 교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신도시에서는 학령인구가 대거 유입되면서 학생 수가 쏠려 청라국제도시의 한 초등학교는 교실 수가 부족해 특별활동실 등을 교실로 사용하고, 급식도 4교대로 이뤄진다고 한다.

인천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비슷한 민원이 반복되는 가운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은 개발 사업자가 교육청과 학생 수용 계획을 미리 협의해야 하지만 그 이하인 299가구는 관련 절차를 따로 없는 등 법 사각지대가 있는 만큼 공동주택 인허가 단계 이전부터 긴밀한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