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자식처럼 가족처럼…소외 노인들과 함께 울고 웃은 6년
▲ 수원노인봉사회에서 노인 반찬제공 등으로 활동하는 회원들이 각 가구로 출발하기 전 기념사진을 찍었다.

수원지역 소외계층인 노인들을 돕기 위해 나선 아줌마들, ‘수원노인봉사회’(이하 수노회)의 6년여간 활동 기간에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함께 있다. 이를 소개한다.

지난 2018년 11월, 수노회에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가 왔다. 급성 복막염으로 병원에 입원한 한 70대 노인이 ‘보호자 동의’가 없어 수술을 못 받는다고 호소한 것이다.

그는 자녀와 떨어져 사는 독거노인으로, 수노회의 월 2~4회 반찬 나눔을 받으며 봉사자들과 인연을 맺었다. 병원으로 간 임경자 회장과 수노회 회원들은 노인의 보호자를 자처했다.

노인은 다행히 수술을 받을 수 있었지만, ‘임파선암’이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그 뒤로 봉사자들은 병원 치료에 필요한 각종 업무는 물론 집에서 병원비를 찾아달라는 부탁 등을 들어주며 노인의 손·발이 되어줬다.

동행정복지센터에 사실을 알려 노인이 긴급지원을 받도록 하고, 요양병원 입·퇴원 수속 등 혼자서 아픔을 감당해야 했던 노인을 봉사자들이 어떻게든 도우려고 했다. 노인이 가족에게 줄 유언장을 수노회에 맡기려고 했을 정도다.

그러던 어느 새벽, 노인은 병세가 악화해 결국 세상을 떠났다. 그 자리를 지킨 것도 봉사자들이었다. 노인은 살아생전 봉사자들을 크게 반기며 고마워했다. “수노회 덕분에 희망 속에 살아간다”고 말하기도 했다.

가족의,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지 못한 노인과 그의 인생 끝까지 돌보려 봉사자들의 인연은 ‘사람 돕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의미를 우리에게 알리고 있다.

수노회 봉사자들은 2016년에는 우울증 증상으로 ‘관심 대상자’로 봉사하던 한 독거노인이 자해로 의식을 잃은 상태인 것을 발견, 신속하게 119와 동행정복지센터에 연락해 귀중한 생명을 구했다.

또 지자체에서 발견하지 못한 ‘복지 사각지대 대상자’를 찾아 복지 대상자로 연계시켜주는 사례도 계속되고 있다.

/글∙사진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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