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0일 49주년…인천기반 지방은행 도약 총력
김상고 회장, 1982년 부터 최대주주로 참여
2002년 위기상황서 주주 지분 매입 회장 등판

변화혁신·정도경영통해 18년 연속 흑자 성공
올 자산 2조7000여억원…10대 저축은행 성장
여신 다각화…햇살론 등 포용적 금융 실천

성실납세·이익 사회환원 "당연한 일" 강조
목련장·저축은행 대상·시민상 등 수상 다수
모아저축은행 김상고 회장.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모아저축은행이 11월10일 창립 49주년을 맞아 인천지역 기반의 지방은행으로의 도약을 준비중이다. 중심에는 김상고 회장이 있다.

김상고 회장은 항도권업(港都勸業)주식회사로 시작해 사명을 한서(韓西)상호신용금고로 변경하고 금융 기업의 기틀을 갖추기 시작한 1982년부터 최대주주로서 경영에 참여해 왔다.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20여 차례의 증자에 사재를 출연하기도 했던 김회장은, 2002년부터 회장으로서 경영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모아저축은행이 인천지역 저축은행 중 유일하게 10대 저축은행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이끌어 왔다.


▲위기에서 빛난 모아저축은행

1980~90년대의 격변기 속에서도 모아저축은행은 1997년 자본금 171억원, 자산 2800억원 규모로 성장했지만, 이후 IMF 외환위기와 경제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2000년 50억원 당기순손실, 2001년 44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자본금이 137억원까지 줄었다. 납입자본금 155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자본잠식 상태가 된 것.

벤처기업 관련 일부 상호신용금고의 불법 출자자 대출 사건이 일어났고, 업계 전반에 대한 고객의 신뢰가 떨어지면서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가 발생했다. 1998년 211개에 달했던 저축은행은 불과 4년 만인 2002년 116개로 줄어들었고, 업권 전체가 큰 시련을 겪는 속에 모아저축은행도 창립 이래 최대의 위기 상황을 맞게 됐다.

회사와 저축은행업의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김상고 회장은 공동 주주들로부터 지분을 모두 매입, 본인이 직접 회사를 살려내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회장에 취임해 중요한 결재를 직접하고, 변화혁신과 정도경영을 기치로 걸고 회사 내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한편, 신상필벌 및 능력 위주의 인사, 여신심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혁 등 숨가쁘게 경영 혁신을 추진했다.

뼈를 깎는 개혁을 단행한 결과 모아저축은행은 2002년 5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고, 2003년에도 40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기록해 존망의 위기에서 벗어나 다시 성장 궤도에 들어설 수 있었다.

김 회장 취임 이후 모아저축은행은 안정적이면서도 혁신적인 경영을 통해 18년 연속 영업 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그 결과 2001년 2482억원 규모였던 자산은 2020년 9월말 기준 2조572억원으로, 137억원 규모였던 자기자본은 2594억원으로 성장했다. 자산규모는 8.3배, 자기자본은 18.9배나 성장한 것이다. 건전성을 나타내는 BIS기준 자기자본비율도 15.44%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의 지표 수치를 기록중이다.

김 회장이 지난 49년 간의 헌신을 통해 이룩한 업적은 그 기간이 저축은행 업권이 매우 어려웠던 시기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괄목할 만한 것이다. 1983년에는 249개의 저축은행이 있었지만, IMF 외환위기, 신용카드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 저축은행 부실 사태 등을 거치며 2020년 현재 불과 79개 저축은행만이 살아 남았다.
 

▲모아저축은행의 경영철학, ‘과욕을 부리지 말고 끊임없이 변화혁신하라’

수 많은 위기 속에서도 모아저축은행이 살아남아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과욕을 멀리하되 끊임없이 혁신하고, 공사를 명확히 구분해 모든 것을 원칙대로 처리한다는 김 회장의 위험 관리와 혁신을 중시하는 경영 철학이 모아저축은행의 조직 문화와 의사결정 체계로 구현되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저축은행 사태 직전 많은 저축은행이 대형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 집중해 높은 수익을 올렸지만, 모아저축은행은 깊이 발을 들이지 않았고 거액 여신을 멀리했다. 이 때문에 모아저축은행은 한 때 영업 트렌드를 읽지 못한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지만 결국 저축은행 사태에서 정도를 지키는 것만이 살 길이라는 진리를 깨닫게 했다.

많은 저축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영업에 안주하고 있을 때 모아저축은행은 변화하는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새로운 고객과 틈새 시장을 개척하며 여신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 2009년에는 주택담보대출이 여신 중 47%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올해 기준으로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6.6%로 안정적인 수치를 보이고 있다. 그 대신 부실채권(NPL), 가계신용대출, 햇살론, 채권담보대출, 운송사업자 대출, 교회 대출, 골프장 대출 등 틈새시장 상품으로 어떤 저축은행보다 다각화된 여신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모아저축은행은 현재도 포용적 금융을 추구하는 정부 정책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메가 트렌드에 적응하기 위해 비대면 햇살론, 머신러닝 기반 비대면 중금리 대출 상품 출시 등 김 회장의 변화 혁신 경영 철학을 충실히 실천해 나가고 있다.
 

모아저축은행 김상고 회장.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

김상고 회장은 1943년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시골에서 태어나 한국전쟁 당시 부모님을 여의고 어린 시절 상경해 갖은 고생을 했다. 본인의 집념과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성공을 일궈냈다.

김 회장은 “고객이 기업의 존재 이유이고, 직원이 잘 돼야 회사가 잘 된다. 성실한 납세와 이익의 사회 환원은 기업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상고 회장은 어려운 환경의 청소년에 대한 장학금, 불우이웃돕기 성금, 재난구호 성금, 축구 꿈나무 육성 후원금, 통일 후계세대 멘토링 등 다방면에 걸쳐 꾸준히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 오고 있다. 최근에도 라면을 끓이다 화재를 당한 인천 용현동 초등학생 형제 가족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가구 구입 비용을 기부했다.

2010년 국민훈장 목련장, 2018년 경제부총리 모범납세자 표창, 2018년 대한민국 저축은행 부문 금융대상, 2019년 인천 모범 선행 시민상 등 많은 상을 수상하기도 한 김 회장은 “인천에서 설립한 모아저축은행은 고객과 인천 시민의 많은 관심과 성원 속에 인천·경기지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며 함께 성장해 왔다”면서 “또 다른 50년, 100년을 위해 2023년까지 2조5000억원의 자산, 4000억원의 자기자본 달성 목표를 달성해, 기회가 주어진다면 인천의 지방은행으로 도약해 지역 발전에 더 크게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한 걸음씩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