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원데이 아트투어 첫번째 이야기

첫 아트투어 20명 참여…무의도·파라다이스시티 둘러봐
동행한 강제윤 시인 섬 노래하고 조경재 예술가 작품설명
▲ 20년간 한국의 섬 400여곳을 답사해 글과 사진으로 기록한 강제윤 시인이 무의도의 역사와 배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조경재 시각예술가가 '안나 비 인 블루(Anna B in Blue)'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조경재 시각예술가가 '안나 비 인 블루(Anna B in Blue)'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효리의 춤 선생인 김설진 안무가와 하루 종일 예술 여행을 떠나고 영종도에서 드니성호와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면 어떨까.

미술, 기타, 샌드아트, 무용, 음악, 시, 국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하루 동안 예술에 흠뻑 젖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인천서 펼쳐진다.

파라다이스 문화재단은 인천 영종 파라다이스시티를 중점으로 한 '원데이 아트투어'를 11월 말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기업이 문화예술 참여를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메세나 운동'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총 예산 7000만원이 수반돼 파라다이스 문화재단과 인천문화재단이 사업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원데이 아트투어'는 인천의 문화예술 공간을 투어하며 예술 체험을 하는 일정으로 짜여 있다. 그날 그날 참여 아티스트들이 바뀌며 즉석에서 공연도 하고 공간과 작품에 대한 풀이를 통해 교감을 한다. 참여자들은 도시락 등 점심식사도 하며 하루 동안 문화예술 활동을 만끽한다.

총 12회로 짜여 진 일정의 첫 회가 지난주에 시작됐다. 20여명의 시민들은 조경재 시각예술가와 강제윤 시인과 함께 인천아트플랫폼과 인천지역 섬들을 탐방하고 오후에 영종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아트투어로 마무리했다. 다만 코로나19의 여파로 이동 차량에서 좌석 띄어 앉기, 일정 내내 마스크 벗지 않기 등 방역수칙을 지키며 진행됐다.

 

#'섬 학교' 교장과 인천 섬 알아보기

파라다이스 문화재단의 이번 메세나 사업은 각 일정마다 참여 작가를 섭외하고 그들의 창작활동을 시민들과 공유하게 한다는데 의의가 있다.

선정 작가 중 이날 투어에 참여한 강제윤 시인은 20년간 한국의 섬 400여 곳을 답사하고 글과 사진으로 기록한 것으로 유명하다. ㈔섬 연구소 소장, 인문학습원 '섬 학교' 교장을 맡고 있다.

참가자들이 들른 곳은 무의도와 소무의도였다. 강제윤 작가는 섬의 역사와 배경, 그동안 몰랐던 상식 등에 대해 설명했다. 무의도에서 보이는 실미도를 두고 영화 '실미도'와 역사적 사실을 비교하며 이야기가 이어졌다.

 

#예술 그 자체인 공간

파라다이스 그룹에서 운영하는 파라다이스시티는 아트테인먼트 복합리조트를 표방할 만큼 공간 곳곳에 예술작품이 놓여있다. 객실에 있는 작품까지 포함해 약 3000점 정도를 만날 수 있다. 리조트 전체가 하나의 미술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원데이 아트투어 참가자들은 대표 작품들을 음미하는 동시에 조경재 시각예술가의 설명을 들으며 작품에 대한 식견을 넓혔다. 인천 아트플랫폼 입주 작가인 조 작가는 '여좌본부', 'Live 옥상전' 등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개최했다.

-게이징볼(Gazing Ball)

미국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가이자 동시대 가장 '값 비싼' 제프 쿤스는 작가의 설치 작품이다. 2013년 조각작품으로 출발한 '게이징 볼' 시리즈는 현재까지 고전회화 소재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제프 쿤스는 미술사에 길이 남는 석상 및 고전 명화들을 그리고 작품 앞에 '게이징 볼'을 설치해 푸른 공의 반짝이는 표면에 비친 유명 작품과 관람객 사이의 관계, 욕망, 흥미, 참여를 유도한다.

 

-파라다이스 워크

파라다이스시티의 두 공간을 잇는 통로에 설치됐다. 지나가는 1분 남짓한 짧은 시간 동안 시각과 청각이 모두 자극되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원데이 아트투어 참가자들은 아치형 천장과 벽면을 따라 설치된 기둥들 사이로 뿜어져 나오는 조명과 음악을 통해 마치 다른 차원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대형호박(Great Gigantic Pumpkin)

파라다이스시티를 상징하는 이 조형물은 일본 작가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이다. 동일한 요소나 문양을 반복, 집적, 증식, 확산시켜 자신의 편집증을 그대로 연결하는 작업을 했다. 물방울 무늬가 가득한 호박들은 이 작가의 대표작으로 1994년 나오시마에서의 공공 조각 설치를 시작으로 세계 다양한 장소에 자리해 있다. 일반적으로 '못 생겼다'는 이미지를 가진 호박이 작가에게는 야성적이며 해학적인 매력으로 다가왔다.

 

-골든 레전드

신화적 생물을 통해 신화와 과학의 관계에 대해 고찰한 작품이다. 데미안 허스트는 생물을 신비롭거나 희망적인 환상으로만 보지 않고 현실적으로 바라보기를 의도했다. 신화적 동물인 날개달린 말의 해부된 절반은 신화를 실재로 만드는 연출이라고 볼 수 있다.

 

-안나 비 인 블루(Anna B in Blue)

두상과 사람의 체형이 독특한 방식으로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작가인 하우메 플렌자는 공공미술로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코트니 러브(Courtney Love: Pieta)

이탈리아 르네상스 조각가 미켈란젤로의 대표작 'Pieta'를 모티프로 한 작품이다. 작품 속에서 영화배우 겸 가수인 코트니 러브는 사별한 자신의 남편 커트 코베인과 똑같이 분장한 배우를 안고 있는데, 성모 마리아가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슬픔을 남편을 떠나보낸 아내의 슬픔과 나란히 두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 섬세하면서도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파라다이스 프루스트

기능만을 내세우는 기능주의에 반기를 든 디자인 작품이다.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인천일보·인천문화재단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