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산 횟감' 펄떡, 한 접시 드시고 가세요


1975년 개소 … 반세기 해양도시 인천 상징
500여개 점포 영업 … 당일 직송 유통시장
안전·교통문제 … 어시장 이전이 최대현안
주차타워 건설 예정 … 획기적 도약 기회
공동 물류·브랜드·마케팅 개발 고민해야
▲ 인천종합어시장 전경

 

근 반세기 해양도시 인천을 상징하고 연안부두를 지켜온 인천종합어시장은 주식회사로 출발해 협동조합으로 변신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인천시 중구 항동 7가에 1975년 12월 문을 연 인천 종합어시장은 9700㎡의 부지에 연면적 7600㎡의 건물을 세워 사업 협동조합 형태로 현재 500여 개 점포가 영업 중이다. 인천종합어시장은 당일 직송되는 수산물이 유통되는 수도권 유일의 산지시장이다. 인천종합어시장사업협동조합은 1981년 10월 설립인가 돼 현재 260여 명의 상인들이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차장 운영, 얼음 및 박스 공동제작, 꽃게 축제 등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 인천종합어시장사업협동조합은 1981년 10월 설립인가 돼 현재 260여 명의 상인들이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차장 운영, 얼음 및 박스 공동제작, <br>​​​​​​​꽃게 축제 등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종합어시장사업협동조합
▲ 인천종합어시장사업협동조합은 1981년 10월 설립인가 돼 현재 260여 명의 상인들이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차장 운영, 얼음 및 박스 공동제작,
꽃게 축제 등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종합어시장사업협동조합

 

 

▲서해 5도 자연산 중심

10여 년 전만 해도 인천항은 저인망 어선 100~150척, 안강망 어선 200여 척이 활동하던 곳이다. 연평도의 꽃게, 대청도의 홍어, 백령도의 수산물, 인천~제주 카페리를 통한 광어의 유통 등으로 성업을 이뤘다. 인천 종합어시장에서 판매되는 횟감은 100% 자연산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서해 5도에서 잡히는 신선한 횟감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인천 국제공항 건설 등 대규모 매립사업과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배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감척사업 등으로 인해 수산물 어획고가 줄고 있다.

무엇보다 들어선 지 반세기가 넘어서면서 외벽이 기울고, 기둥에 금이 가면서 안전문제가 불거졌다. 주차장과 도로도 좁아 만성적인 주차난과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인천~제주 간 카페리 운항이 중단되면서 연안부두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진 것도 골칫거리다.

해양도시 인천을 대표하면서 수도권 최대 종합어시장이면서도 관광명소로서의 명성이 쇠락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유기붕 인천 종합어시장 사업 협동조합 이사장은 "엄중한 시기에 수도권 최대 종합어시장 대표를 맡아 부담이 크지만,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현안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현안은 인천 종합어시장 이전이다. 인천시는 2006년부터 인천 종합어시장을 옮겨 새로 짓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중구 북성동에 있는 해군 인천해역 방어사령부를 이전하고, 그 자리에 종합수산물 유통단지를 건립하는 계획을 세웠으나 수천억 원에 이르는 이전 비용을 부담하는 문제를 놓고 국방부와 합의하지 못해 무산됐다. 최근에는 6월 송도국제도시 9공구 신국제여객터미널로 이전하는 제1국제여객터미널의 부지 일부를 인천종합어시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처럼 이전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적잖은 보수비용을 쓰며 낡은 건물을 사용해야 하는 상인과 시민들의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인천종합어시장 상인들은 이전 사업을 다시 추진하기 위해 대상지를 물색하고 있지만 자체적으로 용지를 확보하는데 자금력에 한계가 있어 시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시가 수산물 유통과 가공 기능을 결합한 시설이 들어설 부지를 마련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활력을 불어넣을 주차장

수도권 최대 자연산 횟감을 취급하는 인천종합어시장은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잠시 침체기를 맞았다. 조합에서는 2006년 1700여 평 규모의 토지를 연 4억5000만원 상당에 임차해 주차장으로 탈바꿈했다. 최근에는 고객들이 직접 요금을 지불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전환했다.

월 2400만원의 수입과 상인으로부터 월 900만원 가량의 주차 관련 수입이 발생하지만 조합 입장에서는 고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이지 수익사업은 아니다. 주차사업은 연 5억원에 이르는 과도한 임대료와 188면에 그치는 주차공간 부족, 연 단위 임대료 인상으로 인한 상인부담 가중, 관제시스템 노후화로 주차장 내 정체 심각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1~2년 후에는 보다 편안한 입장에서 어시장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21년도 주차환경개선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것이다. 1차 연도 사업비 국비 65억원이 책정돼 부지 매입에 나서게 됐다.

인천종합어시장 공영주차장 조성은 2년간 국비 157억원(60%), 시비 52억원(20%), 구비 52억원(20%) 등 총 사업비 262억원이 투입435면의 주차타워로 건설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사업에 확보된 국비 157억원은 1981년 개설된 인천종합어시장이 그동안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을 통해 지원받은 국비 총액 41억원의 약 4배에 달한다.

신규 주차장이 건설되면 인천 종합어시장을 이용하는 고객의 편의성 확보, 만성적 주차난으로 피해를 받아온 인근 주민과의 갈등 해소, 상권 활성화, 교통안전 확보 등 인천종합어시장 재도약의 획기적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공동물류와 공동 브랜드 개발에 나서야

중소기업중앙회 인천본부의 인천종합어시장사업협동조합에 대한 진단 결과 얼음판 매장 건물(석빙고)이 노후화로 미관을 해치고 있다. 지역축제 및 꽃게 축제 개최 시 조합분담금도 부담이 된다. 협동조합에서는 연안부두 축제 1억1000만원 중 3000만원, 꽃게축제 5000만원 중 1000만원을 분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냉동창고 외관 교체를 위한 환경개선자금 지원과 함께 어시장 이전 후 내동창고 운영·얼음공급 사업 직접 운영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수산물(꽃게)축제 시 조합 소요 비용 일부를 지원하거나 연안부두 축제 및 꽃게 축제를 동시에 개최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수도권 내 수산물 유통업 거점으로 자리매김을 위해 제주, 남해의 양식업자와 계약해 횟감 산지 직송 관리·배송 등 공동 구매사업과 젓갈 등 어시장 맞춤형 공동브랜드 개발, 마스코트, 수산물 데이 행사 등 공동마케팅 사업 추진도 고려해볼 만하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

 


 

인터뷰/ 유기붕 인천종합어시장협동조합 이사장

 

"수산유통 명문가 2·3대 탄생할 수 있도록 최선"

 

▲ 유기붕   인천종합어시장사업협동조합 이사장
▲ 유기붕 인천종합어시장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수도권 최대 종합어시장에서 2~3대를 잇는 수산유통 명문가가 탄생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유기붕(63) 인천종합어시장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오랜 역사를 가진 수도권 최고의 어시장이 보다 현대화된 시설에서 상인과 고객들이 어우러지는 관광명소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그래서 인천 종합어시장 상인들은 어시장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을 현안사업으로 꼽고 있다. 인천 중구 항동 7가에 1975년 문을 연 인천 종합어시장은 9700㎡ 부지에 500여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근 반세기 가까운 세월을 지나다 보니 건물이 노후화되고 주차난이 심각하다.

협동조합 차원에서 주차장 부지를 임차해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 내년부터 주차장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면 2년 후에는 435면의 주차타워가 완공될 예정이다.

유기붕 이사장은 “최근에는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 부지로 옮기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의 이견으로 사실상 무산됐다”면서 “여러 차례 구체적인 이전 안까지 도출됐지만 그때마다 이전이 무산됐다. 조합 차원에서는 조합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적기에 적지로 이전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의 여파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조합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년과 비교해 주말 고객이 60~70% 이상 줄었고 평일에는 90% 이상 감소한 날도 있다고 전했다. 3~5월 꽃게, 주꾸미 철, 10월 꽃게철에 방역 기준이 강화된 것도 아쉽다.

그는 “코로나19로 매출이 바닥을 치고 있다. 관리비 낼 돈이라도 지원해 달라”면서도 “자체적으로 방역을 강화하고 비대면 판로를 뚫면서 고객들이 다시 어시장을 찾는 것 같아 희망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 있는 어시장이다 보니 2대, 3대 등 대를 이어 가업으로 삼는 청년들이 늘면서 SNS를 활용한 비대면 판로를 뚫는 이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유 이사장은 “젊은이들이 새롭게 유입되면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장기적 과제로 어시장 이전을 염두에 두고 중단기 과제로 어시장 현대화와 젊은 고객 잡기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