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에 역전패 부산은 강등, 2년 만에 K리그2 복귀

▲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파이널B FC서울과의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전반 31분 결승골을 넣은 인천의 아길라르가 골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가 마지막 경기에서 FC서울을 물리치고 극적으로 1부리그 잔류에 성공했다. 인천 생존 드라마의 주인공은 ‘중원의 조율사’ 아길라르였다.

인천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하나원큐 K리그1 2020 파이널B 27라운드 최종전에서 터진 아길라르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 0으로 승리했다.

아길라르는 후반 31분 중원에서 볼을 잡아 아크서클 앞까지 치고 들어가다 김준범에게 내준 뒤 벌칙구역 안으로 이동했다.

왼쪽으로 빠져들어가면서 김준범에게 볼을 이어받은 정동윤이 이를 다시 넘겨주자 아길라르가 넘어지며 찬 왼발 슛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상대 골키퍼가 크로스인줄 알고 살짝 앞으로 움직이면서 공간이 조금 열렸는데, 바로 그 사이로 아길라르가 찬 공이 들어가면서 행운이 섞인 득점이 나왔다.

인천은 득점 이후에도 송시우, 마하지, 김대중을 잇따라 교체 투입하며 서울을 압박했다.

이후 경기가 과열되면서 후반 추가시간 퇴장(서울 양한빈)과 경고(서울 오스마르, 인천 오반석)가 잇따라 나오는 혼란한 상황에서 인천은 끝까지 아길라르의 결승골을 지켜냈다.

결국 이날 승리로 승점 27(7승 6무 14패)을 기록한 인천은 같은 날 성남FC(승점 28)에 1대 2 역전패를 당한 부산 아이파크(승점 25/5승 10무 12패)를 최하위로 밀어내고 11위로 시즌을 마치면서 2부리그 강등을 피했다.

아울러 인천은 2003년 창단 이후, 또 승강제가 도입된 2013년 이후 시민구단으로는 유일하게 한 차례도 강등되지 않는 기록을 이어갔다.

조성환 감독은 경기 후 “인천 팬들에게 마지막에 좋은 결과를 전해드려 기쁘다. 팬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저는 정말 복이 많은 사람이다. 부족한 사람인데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며 소감을 밝혔다.

지난 8월 당시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임완섭 전 감독의 후임으로 인천의 사령탑에 오른 조성환 감독은 부임 후 15∼27라운드까지, 13경기를 치르는 동안 7승 1무 5패의 성적을 거둬 강등 문턱까지 갔던 인천을 결국 구했다.

인천이 올 시즌 거둔 7승은 모두 조성환 감독 부임 이후 만들어졌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