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예방 중추적 역할
근무자 대다수 근속 1~2년
세간 관심 높아 부담감 호소
업무능력·전문성 저하 지적
인센티브 제공 등 방안 거론
/연합뉴스

사회적으로 아동학대를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수년째 인천경찰 내부에서 '학대예방경찰관 이탈 현상'이 이어지고 있어 근본적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아동학대 등 사회적 관심이 높은 사건을 세심히 살피고 철저히 관리해야 하는 데 따른 부담감이 적지 않은 데다, 타 부서보다 승진 등 적절한 인센티브가 없는 것이 이탈 현상의 주된 이유로 손꼽힌다.

28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학대예방경찰관(APO)은 모두 30명으로 인천청 인원 2명을 제외하고 각 경찰서에 배치돼 있다.

APO는 가정폭력과 아동·노인학대 사건을 총괄하며 범죄 예방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학대 위험에 처한 아동 등에 대해 정기적 모니터링과 심리 상담 등을 지원한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경찰 내부에서 APO 이탈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증원된 7명을 빼고 전체 23명 중 2년 이상 근무자는 고작 2명에 그쳤다. 1년 이상 근무자가 16명으로 가장 많았고 나머지 5명은 1년 미만 근무자로 분류됐다.

이는 2016년 2월 APO 제도 도입 이후 근무자 대다수가 1~2년도 채우지 못한 채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장에서 발휘되는 업무 능력과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당장 아동학대 등 세간의 관심을 모으는 사건을 전담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이탈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인력에 비해 감당해야 하는 업무량이 많은 것도 문제다.

지난해 인천에서 적발된 가정폭력범만 3910여명에 이른다. 아동학대범은 290명이, 노인학대범은 123명이 붙잡혔다.

이런 부담감과 업무 과부하 속에 동기 부여 차원의 인센티브가 제공되지 않는 것도 장기 근무를 거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APO가 챙겨야 하는 업무가 많은데 바쁜 와중에 혹여 일 처리를 잘못했을 때 비난받게 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직원들이 많다”며 “승진이나 표창 수여 등 인센티브가 제공되면 장기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