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래 경기본사 사회부 기자

 

코로나19가 한국 사회를 덮친 지 벌써 9개월여가 흐른 현재, 교육현장에는 예전과 다른 모습이 가득하다. 학교현장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취재를 간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학생이 없는 학교'도 이제 익숙한 풍경이다. 올해 많은 학교가 아이들과 학부모가 모이는 행사를 취소했다. 졸업식도, 입학식도 열리지 않은 학교가 많다. 특히 1학년 학생들은 학급 학우가 누구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한다. 학습격차는 벌어졌고, 아이들의 사회성 교육에도 문제가 생겼다.

최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비대면 원격수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학습격차(61.8%)'였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전국 초•중•고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80%가 학생들 간의 학습격차가 커졌다고 응답했다. 특히 아이들이 '학교'에서 처음 사회생활을 겪어보지 못한 것도 심각한 문제다.

한 학교사회복지사는 “학교에서 사회생활을 겪고, 이를 통해 서로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등교해도 학교에서는 서로 떨어지라고 하는 형편에서 아이들이 겪을 어려움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어려움에도 교육현장에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바로 교직원들의 놀라운 변신이다. 추석 연휴가 끝난 10월 초 찾은 수원 권선초등학교 교실에는 선생님들이 저마다 교실 책상에 홀로 앉아 있었다. 교실에서 찾아볼 수 없던 학생들은 바로 선생님 앞 모니터에서 볼 수 있었다.

모니터를 통해 본 아이들은 제각각이었다. 어떤 학생은 집중해 수업을 듣기도 했지만 다른 곳을 보고 있는 아이, 누가봐도 딴짓을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아이가 많았다. 심지어 화면에 보이지 않기도 했다. 특히 모든 학생이 선생님이 물어보기 전까지 침묵을 유지했다.

아이들 간 서로 토론하고 이야기를 하는 등 친해질 기회는 극히 제한적이었다. 다만 선생님과 학생 개개인의 관계는 더욱 깊어졌다. 아이들은 수업이 끝난 후 선생님과 1대 1로 수업 내용을 정리하고,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서 선생님과의 관계를 만들어갔다.

학습격차와 생활교육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도 결국 선생님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 사회는 미래교육의 방안을 수년째 추진해 왔다. 코로나19는 지지부진했던 미래교육으로의 도약을 한층 앞당겼다.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을 병행하는 블렌디드 러닝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한국 교육현장에 안착했다.

선생님들은 이제 많은 아이가 장래희망으로 적어내는 '유튜버'와 비슷한 형태로 수업하고 있다. 학생들은 더욱 선생님을 의지하게 될 것이고, 선생님의 말씀에 더 많은 귀를 기울일 것이다.

더 많은 역량과 넓은 사고를 할 수 있게 된 교육현장의 선생님들에게 아이들의 바른 성장을 위한 역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