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원봉사센터 공동 캠페인 참여
'멍뭉이' 보살피다 새 식구 맞이 결정
“덕분에 삶 달라져…가족 모두 노력”
경기도청년봉사단 2기 단원인 부영현(23·수원·오른쪽)씨 가족은 3남매가 함께 사는 5인 가구로 한 번도 반려동물을 키운 경험이 없었다. 이 때문에 부씨는 경기도자원봉사센터가 경기도와 함께 진행하는 '구조·보호 동물 임시보호제'에 참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부씨는 “경기도청년봉사단을 통해 임시보호제도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며 “동물에 관심은 많았지만 어떻게 도움이 줘야 할지 모르던 중에 캠페인을 통해 구조·보호동물 임시보호에 참여하기 위해 부모님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임시보호제도는 동물보호센터에 구조·보호동물의 돌봄이 필요한 동물이 일반 가정에서 사회화 경험을 하고 건강하게 지내면서 새로운 입양가족을 만날 때까지 보호받을 수 있게 최대 2개월간 보호하는 정책이다.

질병이나 트라우마로 치료가 필요한 동물이 가정에서 다시 건강한 삶을 회복하면 새로운 입양가족을 다시 만날 가능성이 커져 불필요한 안락사를 막고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부씨 가족이 임시보호제를 통해 처음 만난 동물은 '멍뭉이'였다. 멍뭉이는 2020년생으로 추정되는 5개월 미만 믹스견이다. 수원 탑동 인근에서 처음 발견돼 수원시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하고 있었다. 센터에서 보호 중인 다른 동물과 달리 유난히 겁이 많고 사람을 무서워해 개인 가정의 단독 보호가 절실했다.

멍뭉이의 첫인상에 대해 그는 “긴장과 두려움이 가득한 눈망울로 상처가 많았던 것 같다”라며 “어떤 상처를 받았는지 모르지만, 처음엔 낯도 많이 가리고 제 몸에 손도 못 대게 했다. 그러던 녀석이 우리 가족한테 마음을 연 것인지 슬쩍 곁으로 다가왔는데 그때 참 울컥했다”고 말했다.

부씨의 어머니도 멍뭉이가 집에 오면서 집안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한다.

부씨의 어머니는 “아이 셋이 성장해 성인이 된 후에는 각자 바쁜 생활 때문에 모이기 힘들었는데, 요 녀석이 집에 오면서 삶이 달라졌다”며 “가족 모두 귀가 시간도 빨라지고 멍뭉이 얘기로 온종일 대화하며 가족끼리 웃을 일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두 달 간의 임시보호 동안 입양가족을 찾지 못한 멍뭉이는 지난 5일 보호센터로 다시 돌아가야 했다. 나이가 어린 동물은 입양이 빨리 결정되는 것에 비해 멍뭉이는 입양의 기회가 많지 않았다.

이렇게 다시 보호센터로 돌아간 동물은 입양자가 올 때까지 집단 보호시설에서 생활해야 한다. 특히 입양가족을 찾지 못할 경우 안락사해야 한다는 점도 컸다.

그는 “유독 상처가 많고, 사람을 두려워하는 아이라 더욱 마음이 아팠다. 돌려보내려고 동물보호센터에 도착했을 때, 녀석이 눈치를 챘는지 낑낑대며 안 들어가려고 했다”며 “동물보호센터로 돌아가면 다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보호센터로 돌아간 날 가족 모두 펑펑 울었다”고 말했다.

부씨 가족은 회의를 통해 멍뭉이를 입양하기로 했다. 입양을 결정하기 쉽지 않았지만 멍뭉이에겐 가족이 필요하다는 점을 느꼈다.

부씨는 “이제 멍뭉이와 한가족이 됐으니 앞으로 많이 배우고, 인내하며 멍뭉이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가족 모두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