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급증한 수출이 성장 견인…코로나 재확산은 0.5%P 끌어내려
한은 "V자 반등으로 보기 어렵다…미·유럽 코로나 재확산도 4분기 위험요인"

 

▲ [한국은행 제공]

한국 경제가 3분기 2% 가까이 반등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1분기와 2분기 잇따라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의 반등이다.

한국은행은 27일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직전분기 대비 1.9%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앞서 성장률은 1분기(-1.3%)와 2분기(-3.2%)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2분기 성장률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6개월 내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3분기 반등으로 하반기 경기 회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연간 성장률 전망치(-1.3%)를 달성하려면 산술적으로 4분기 성장률이 0.0∼0.4% 나오면 된다"며 "지금까지 3, 4분기 1% 중반대 성장이 이어지면 연간 -1.3%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는데, 3분기에 1.9%까지 높아졌기 때문에 연간 성장률 상향 수정 기대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3분기 성장의 원동력은 수출 주력 산업인 자동차, 반도체의 수출 호조이다. 3분기에 자동차, 반도체를 중심으로 2분기보다 15.6% 늘었다.

수입 역시 원유, 화학제품 등을 위주로 4.9% 증가했고, 설비투자도 기계류·운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6.7% 늘었다.

다만 민간소비가 의류 등 준내구재의 부진으로 0.1% 감소했다. 민간소비의 성장 기여도 역시 2분기 0.7%에서 3분기 -0.1%로 떨어졌다. 건설투자도 토목건설 위축 등의 영향으로 7.8% 줄었다.

업종별 생산을 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각 7.6%, 0.7% 성장했다. 서비스업 중에서는 특히 의료보건·사회복지(3.8%), 운수업(3.3%), 금융·보험(1.9%) 부문의 성장률이 전체 GDP 성장률을 웃돌거나 같았다. 하지만 전기가스수도사업(-7.4%), 건설업(-5.5%) 등은 오히려 줄었다.

한은은 서비스업 중심의 내수 부진에는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태풍·장마 등 기상악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반면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집행은 성장률을 소폭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박 국장은 "3차 추경이 연간 성장률에 0.1∼0.2%포인트 정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3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 역시 2.5% 반등했다. 교역조건 개선 덕에 성장률(2.5%)이 실질 GDP(1.9%)보다 높았다.

3분기 성장률 발표 직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상당폭 반등, 경제 정상화를 위한 회복궤도에 진입했다"며 "위기 극복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기대비 2%에 가까운 GDP 성장률이 4분기에도 이어져 반등 기조를 굳힐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간소비 회복세가 미약한 가운데 결국 수출이 관건인데, 최근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고 유럽에서도 다시 '봉쇄 조치'가 추진되는 등 코로나 관련 상황이 나빠지고 있는 만큼 4분기에도 수출이 충분히 늘어날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