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스마트한 교육, 작은 산골학교가 만든다

학생·학부모·교사 온라인 수업 적극 논의
크롬북·와이파이 등 무선 인프라 보급 노력
교육용 구글 도구 활용한 학습 관리 성과

요리·목공예 체험 등 카메라 담겨 전달
학생들 보내준 교구가지고 체험활동
오케스트라 온라인 공연·AI 특강 성과
▲ 이동중학교 온라인 입학식을 하고 있다.
▲ 나영석 교장
▲ 나영석 교장

경기도내 유명 관광지 중 하나인 백운계곡을 향해 가다 보면 작은 산골 이동면 마을이 나온다. 수려한 산세와 조용한 시골 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이동면 마을 한 편에는 원격수업의 모범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이동중학교가 있다.

106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는 이동중은 원격수업 상황에서도 체험학습을 활발히 하고 있다. 원격으로도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고 교육공동체 간 끊임없는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교육공동체 끊임없는 논의 통한…온라인수업 계획 구체화

이동중은 코로나19 상황이 교육현장을 덮치자 일단 전수조사부터 했다. 온라인 소외 학생이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전수조사는 크롬북과 와이파이 지원 등 무선인프라 보급으로 이어졌다.

교직원들의 역량은 중급 수준이었다. 구글공인인증에듀케이터 자격증을 소지하는 등 뛰어난 능력을 갖춘 교직원이 있지만, 디지털을 활용해본 경험이 없는 교직원도 있었다.

이동중은 교사 디지털격차 줄이기에 전력을 다했다. 학교 내 활발한 민주적문화와 전문적학습공동체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성장하는 것을 꾀했다. 온·오프라인으로 수시로 연수를 진행해 집단지성을 활용하며 서로 배웠다.

모두가 처음 경험하는 온라인수업 상황에 대해서는 시작부터 현재까지 모든 계획과정에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교육공동체의 만족도 및 요구사항을 수시로 들었다. 특히 개학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비대면 학습상황을 미리 대비해 학생들의 학습공백 최소화를 노렸다.

수업은 과제형과 콘텐츠형, 쌍방향형을 상황에 맞게 혼합해 진행했다.

온라인 수업 계획은 점차 구체화했다.

이동중은 '오프라인 같은 온라인 수업, 온라인 수업 같은 오프라인 수업 만들기'를 슬로건으로 점진적 블렌디드러닝 정착을 유도해 갔다.

수업 진행 과정에서의 고민은 현재 결정한 수업으로 이어졌다.

교육공동체 대상 온라인수업 만족도 조사에서 콘텐츠형과 과제형만으로는 학생 상호작용의 한계로 인한 문제점이 발견됐고, 이제는 콘텐츠나 과제를 수업에 활용하면서도 모든 수업을 쌍방향 수업으로 진행한다.

 

▲각종 프로그램 적극적으로 활용한 이동중

이동중은 지난 2019년 공인 교육 기관용 학습 및 업무 도구 모음인 'G Suite for Education(교육용 구글 도구 모음. 이하 GSfE)'을 도입해 전 교직원과 학생들이 학교용 계정을 발급받아 활용하고 있다.

GSfE의 도구들은 하드디스크에 파일을 보관해 사본을 전달하는 기존의 업무수행 방식에서 벗어나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의 문서 관리 기능과 기기별 차이에 구애받지 않는 높은 호환성, 실시간 공유와 협업에 집중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한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학습과 업무의 유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와 계정만 있다면 어디에서든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이동중은 이중 온라인 학급방 개설에 '클래스룸'이라는 학습 관리 시스템(LMS : Learning Management System)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클래스룸은 학습자들의 학습활동 참여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활동 과정에서 즉각적인 피드백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모두 누가 기록되며 학생별로 개별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동중학교는 LMS를 통한 온라인 수업의 전면적인 시행에 있어 교사와 학생 양측에서 발생하는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 접근을 꾀하고 있다.

교사들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학년별로 학급방을 개설하고 해당 학년 담당의 교과 교사가 공동교사로 참여해 개별 교사의 학급방 개설 및 운영의 부담을 경감하고, 담임교사와 교과교사의 상호 협력을 기반으로 한 수업 운영을 진행한다.

▲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온라인 오케스트라 연습을 하고 있다.
▲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온라인 오케스트라 연습을 하고 있다.

 

▲원격수업에도 놓칠 수 없는 '체험학습'

청소년기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다양한 사회화 과정을 경험하면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시기다. 최근 학교 교육은 학생들에게 더 많은 체험활동 기회를 제공하면서 '꿈을 찾아가는 교육'을 중시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상황은 체험활동 추진에 심각한 위기로 다가왔다.

이동중학교는 체험학습의 중요성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할 수 없는 상황에 고민을 시작했다.

이동중이 해법으로 찾은 것은 활동형 체험 및 간접체험 활동이었다.

학교에서 선생님과 강사가 진행하는 가죽필통 만들기, 요리 체험, 목공예 체험은 카메라에 담겨 아이들의 가정으로 전달됐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보내준 교구를 가지고 집에서 체험활동을 따라 하며 간접체험 활동을 벌였다.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면서도 체험활동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특히 오케스트라 온라인 공연과 청소년을 위한 AI 특강은 이동중학교 공동체의 많은 고민이 담긴 성과다. 아이들은 온라인기기 앞에서 자신의 악기를 연주했고, 온라인을 타고 온 선율은 교실에서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완성됐다.


 


 

주택설계·실물제작 '뚝딱뚝딱' … 공간과 인생을 배우다

 

▲ 학생들이 학교공간혁신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 학생들이 학교공간혁신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4년째 이어온 '학교공간혁신프로젝트'

이동중은 지난 2017년부터 교육과정 내 교과수업을 활용해 학생들이 참여하는 학교공간혁신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수업은 '존중과 협력'의 학교 비전을 심화한다. 야외 수업 및 휴식, 공간을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형태로 바꿔온 수업을 진행했다.

학교는 프로젝트를 통해 주택설계와 모형제작, 실물제작활동 등을 하며 공간과 본인의 삶을 연결했고, 진로와 관련된 다양한 상황을 경험했다. 이동중은 올해 새로운 도전에 착수한다. 지역사회와 연계해 '미래학교공간혁신 사업'을 지역사회로 확장하는 것이다.

학교 울타리를 넘어 지역사회와 협력을 하고 지역교육청, 포천시청 및 면사무소와 협의해 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학교부지 내에 학생교육과 지역주민 생활에 필요한 교육·문화·복지·체육 등과 같이 공공에 관련된 시설을 복합적이고 입체적으로 설치 운영하면서 이동중은 지역사회의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다.

 


 

학생 중심 체험형 인성교육

 

▲'존중과 협력으로 서로 배우는 행복한 교육'

이동중은 '존중과 협력으로 서로 배우고 함께 행복한 이동중학교'를 비전으로 하고 있다.

이동중은 특색사업으로 ▲존중을 통한 인성교육 강화 ▲미래를 위한 혁신학교의 운영 ▲교육과정 연계 독서교육 및 에듀테크 활용 교육의 활성화 등을 벌인다. 존중을 통한 인성교육 강화를 위해서는 교수학습평가와 연계한 인성 교육활동의 실시,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인성교육 활동 및 평가와 연계, 학생상담 및 학부모상담주간 운영, Wee Class 활성화, 또래상담 운영, 학생자치 활성화를 통한 학생중심의 인성교육 및 다양한 캠페인을 실시한다.

미래를 위한 혁신학교의 운영을 위해서는 학생중심의 혁신학교 운영을 통한 다양한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지역사회와 연계한 진로교육, 교과독서교육 활성화로 미래교육 선도를 노리고 있다. 교육과정 연계 독서교육 및 에듀테크 활용 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 강화 및 학생 수준에 맞는 개별화 맞춤형 교육활동을 강화한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