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설치·관리 미흡 지적
일반보도에선 찾아보기 힘들어
통행·대중교통 이용 불편 호소
체계적 점검·관리 필요성 대두
시 “단계적 예산 투입해 정비”
▲ 21일 오전 9시 인천시청 정문 앞. 시청건물로 향하는 점자블록이 끊겨 있을 뿐 아니라 노후화돼 있다.

“유일하게 볼 수 있는 길이지만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이동에 불편을 겪는 시각장애인들이 많습니다.”

21일 오전 9시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시청역 인근 보도는 출근하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역 인근에 인천시청과 인천시교육청 등이 밀집해 있어 직원뿐 아니라 많은 시민이 보도 위를 걸었다.

그러나 시각장애인들이 볼 수 있는 유일한 길인 올록볼록한 노란색 점자블록은 지하철역에서 시청 출입구까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인천지역에서 시각장애인들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점자블록 설치가 미흡한 데다 관리 부실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장애인 보호단체는 지자체들이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점자블록 실태를 파악하고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이날 인천시청 인근을 둘러본 결과, 신호등 앞에만 점자블록이 설치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일반 보도엔 점자블록이 없다 보니 시각장애인들이 보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각장애 1급 판정을 받은 김종해씨는 “각 전철역 입구에 점자블록이 설치되지 않아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고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점자블록이 있더라도 정차된 차 때문에 부딪혀 사고가 날 뻔한 경우도 있다. 유일하게 볼 수 있는 길인데 관리가 안 돼 이동할 때 불편하다”고 털어놨다.

상황이 이렇자 인천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는 점자블록에 대한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점자블록 관리 허술 문제는 어제오늘만의 얘기가 아니다”며 “구색을 갖추기 위해 형식적으로 점자블록을 설치하는 게 현실인 만큼 앞으로는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로 점자블록 설치율을 높이고 관리도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 관계자는 “시각장애인들의 보행이 불편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올 6월 각 군·구에서 점자블록 등 관련 시설에 대해 실태조사를 했다”며 “예산을 단계적으로 투입해서 보도블록을 정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