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진 사회부 기자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인천 섬 지역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 달에 한 번꼴로 취재를 위해 섬 지역을 찾는다. 올해 영흥도, 동검도, 무의도 등을 찾았다.

섬에서 만난 주민들은 매번 쓰레기가 골칫거리라며 토로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섬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쓰레기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는 게 섬 지역 주민들의 한결같은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섬에 갔을 때 보니 관광객들이 가고 난 자리에는 쓰레기가 가득 쌓여 있었다. 해가 쨍한 오후가 되면 쓰레기 더미에서 나는 악취로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다.

관광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는 지역 주민들이 치우고 있다. 그러나 어르신들이 섬 구석구석을 돌며 모든 쓰레기를 치우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유리병 등과 같은 것을 치우다가 손을 베이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한다.

박모(84)씨는 “캠핑족들이 제대로 분리수거를 안 하고 돌아가다 보니 주민들이 깨진 유리병 등에 손을 다치는 일도 일어난다”며 “집에 갈 때 쓰레기도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자 지역 주민들은 관광객들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도록 방송과 안내를 계속하고 있지만 소용이 없다. 곳곳에서 쓰레기 투기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섬 지역이 쓰레기로 뒤덮일 수도 있을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휴양지로 유명한 필리핀 보라카이 섬은 지난 2018년에 환경정화를 위해 6개월간 전면 폐쇄됐다.

당시 보라카이 주민들 대부분이 관광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만큼 섬을 단계적으로 폐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신속한 환경정화를 위해 전면 폐쇄가 됐다.

보라카이와 같은 일이 인천 지역 섬에서도 발생할지 모른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우리가 섬 지역에 가는 이유는 단순하다. 훼손되지 않은 자연 속에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다.

섬 지역을 향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되새겨 섬 지역이 가진 고유의 환경을 잃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

페트병에 담긴 물을 가방에 챙기는 것이 아니라 텀블러에 물을 담는 것부터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