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상징성 인정…국내 첫 사례
길이 6.3m·수령 100년 희귀종
풍해로 지난해 천연기념물 해제
2년간 문화재청 보존처리 과정
옹진군, 후계목 심어 명맥 유지
▲ 지난 8월 천연기념물센터 관계자가 백령도를 찾아 연화리 무궁화 나무 수거 작업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천연기념물센터

서해 최북단 백령도 연화리 무궁화 나무가 고사해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됐지만 가치와 상징성을 인정받아 보존된다. 옹진군에선 무궁화 나무와 DNA가 100% 일치하는 후계목을 찾아 명맥을 이어갈 예정이다.

20일 문화재청 소속 천연기념물센터와 옹진군에 따르면 올 8월 두 기관은 협의를 거쳐 고사한 백령도 연화리 무궁화 나무의 상징성과 가치를 고려해 보존하기로 했다. 무궁화 나무 보존은 이번이 첫 사례다.

연화리 무궁화 나무는 나라꽃이라는 상징성과 노거수로서의 희귀성 등을 지녀 앞으로 연구·전시 등 자료로 활용될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무궁화 나무는 대전 소재 천연기념물센터로 옮겨졌고 센터는 보존 처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 2년여간의 보존 처리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백령도 연화리 중화동 교회 앞에 있었던 무궁화 나무는 1930년대 심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은 2011년 1월 이 나무를 천연기념물 제521호로 지정했다. 보통 무궁화 수령이 40~50년인데 백령도 무궁화 수령은 100년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길이도 6.3m로 현재까지 알려진 무궁화 중 가장 높았다.

그러나 2012년 태풍 볼라벤 영향으로 뿌리가 훼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2018년에는 태풍 솔릭 강풍에 가지가 부러졌다. 문화재청 등 관계 기관에서 뿌리 발근제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으나 노령으로 소생하지 못했다. 이후 지난해 천연기념물 해제가 이뤄진 상황이다.

센터 관계자는 “백령도 연화리 무궁화 나무가 고사했지만 상징성과 가치를 고려해 보존하기로 했다”며 “더는 나무 상태가 나빠지지 않고 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보존 처리 과정을 거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군에선 무궁화 나무가 떠나고 난 자리에 후계목을 심어 명맥을 이어갈 계획이다. 연화리 무궁화 나무와 DNA가 100% 일치한 후계목 2본을 발견해 현재 보관 중이다. 해당 후계목들은 무궁화 나무에서 떨어져 나온 가지들이 자라나 성장한 것들이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