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사실공표' 파기환송심 무죄 선고]

2년간 법정다툼 마무리 … 걸림돌 해소
정책 큰 호응 … 경기·인천 높은 지지율
도정 외 전국적 사안에도 목소리 낼듯
선고 후 “대선, 국민이 정하는 것” 발언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출처=경기도청 홈페이지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출처=경기도청 홈페이지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권가도가 활짝 열렸다. 그동안 발목을 잡아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라는 사법족쇄를 완전히 털어내면서 여권 내 유력 대권주자로 우뚝 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미 그가 내놓은 정책들이 차기 대선 의제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2년간의 법정 다툼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출발에 나서는 이 지사의 대권 행보가 큰 주목을 받는다.

지난 16일 수원고등법원 형사2부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의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는 그간 이 지사를 옭아맨 모든 정치적 걸림돌에 마침표가 찍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실 이 지사는 지난 7월 사실상 사법 족쇄를 풀은 대법원 무죄 취지 선고 이후부터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게 '지역화폐'를 둘러싼 경제성 논란이다. 앞서 성남시장 시절부터 지역화폐 관련 사업을 추진한 이 지사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지역화폐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지난달 지역화폐 관련 보고서를 통해 지역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얼빠진 국책연구기관'이라고 꼬집는 등 강하게 반박했다.

이 지사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은 곧바로 정치권을 뜨겁게 달궜다. 여야 의원 할 것 없이 지역화폐에 대한 생각을 밝히자, 일각에선 차기 대권주자인 이 지사의 입지가 그만큼 탄탄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같은 논란은 19일 열리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역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행안위 국감은 이 지사를 겨냥한 '이재명 국감'이라고 불릴 정도로 그의 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이날 국감에는 송경호 조세연 부연구위원의 참석이 확정되면서 이 지사와 조세연의 재격돌에 이목이 쏠린 상태다. 만약 이 지사가 이 자리에서 역시 '할 말은 한다'는 식의 사이다 발언으로 호응을 얻는다면 지역화폐 부분에 있어 그의 입지는 어떤 대권주자보다도 탄탄해질 전망이다.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달라진 위상을 자랑하는 이 지사는 앞으로도 지지율 유지에 성공할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공정'을 강조하는 이 지사는 '기본소득'·'수술실 CCTV'·'하천 및 계곡 복원' 사업 등을 추진하며 도민으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실제 지난 16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공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자료를 살펴보면 이 지사는 20%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17%)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이 지사는 인천·경기지역에서 28%라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19%에 그친 이 대표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곧 이 지사가 도에서 이미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 지사는 60대 이상을 제외한 10대부터 50대까지 전 연령층에서 이 대표보다 높은 선호도를 받는 등 지난 8월부터 3개월째 1위를 지켰다. 이 밖에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앞으로 이 지사는 도정뿐 아니라 전국적인 사안에서도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그는 우리나라를 발칵 뒤집은 '북한군 피격 공무원 사망 사건'에 대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반인륜적인 살인 행위”라며 “북한 당국에 책임 있는 해명과 사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경기지사인 동시에 유력 대권주자로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 셈이다.

그간의 악재를 딛고 일어선 이 지사 역시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파기환송심 무죄 선고 이후 “대선은 국민의 대리인인 대통령에게 어떤 역할을 맡길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정치인이 아닌 국민이 정하는 것”이라며 “국민께서 부여해주신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도민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게 제역할이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당 지지층 선호도 접전

 

이재명 경기지사가 민주당 지지층의 표심을 급속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민주당 지지층 내 선호도에서 접전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16일 내놓은 여론조사(18세 이상 1천1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를 보면, 민주당 지지층 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이낙연 대표는 36%, 이재명 지사는 31%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 2월의 갤럽 조사에서 이 대표가 52%의 압도적 지지를 확보하고 이 지사가 4%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당내 지지율에 큰 변화가 일고 있는 것이다. 8개월 만에 지지율 격차가 48%포인트에서 5%포인트로 격감한 셈이다.

지지층 내 '이재명 선호도'가 급상승한 것은 특유의 '사이다 발언' 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8·29 전대에서 확정된 '완전국민경선제' 규칙에 따라 차기 대선 경선에서는 당원이나 일반선거인 모두 동등한 1표를 행사하게 된다. 다만 권리당원은 선거인단으로 자동 배정되기 때문에 경선 결과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친문 당원들의 거부감이 상당한 이재명 지사가 '경선 문턱'을 넘기 힘들다는 시각이 많다. '어차피 대선후보(어대후)는 이낙연'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당의 한 관계자는 “당원들은 결국 누가 이길 것이냐의 본선 경쟁력으로 판단할 것”이라며 예단할 수 없게 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