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터미널 6개 사업권 '3연속 유찰'
수의계약 의향조사 반응 싸늘할 듯
코로나 장기화 … 대기업 재정난 영향

개항 20년을 맞은 인천국제공항이 사상 처음으로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의 33개 매장(6131㎡) 문을 닫는 위기에 처했다. 1터미널 총 6개 사업권에서 '3연속 유찰' 사태가 터져 '면세구역 공동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의계약으로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법도 강을 건넜다. 3연속 유찰로 국가계약법에 의거 수의계약이 가능하지만 인천공항공사는 업계의 의향조사를 선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글로벌 면세점 빅3'로 불리는 롯데와 신라조차 입찰을 포기한 상황이라 업계 반응(의향)이 돌아 설 가능성은 낮다.

14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무려 3차례나 진행된 1터미널 면세점은 대기업 몫의 DF2-향수·화장품, DF3·4-주류·담배, DF6-패션 등 4개, 중소·중견기업의 전품목 DF-8·9 2개 등 사업권 6개 입찰은 모두 유찰됐다. 아예 복수경쟁이 성립되지 않았다.

우선 6개 사업권 입찰은 2~3개월 뒤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인천공항공사 사장(직)이 공석이라 계약기간 10년인 면세점의 입찰조건 변경에 대한 의사결정이 쉽지 않다. 새 입찰 발주를 위해 관세청과 협의하는 과정도 인천공항공사로서는 난관이다. 사업권의 품목을 묶으려 해도 관세청이 인천공항 내 품목의 독과점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인천공항 면세구역의 공동화 대책도 마련해야한다. 롯데와 신라가 임시로 연장한 주류·담배/화장품/패션 등 33개 매장을 운영하는 계약(2020년 9월~2021년2월말까지) 연장을 풀어야 한다.

일단 재·재입찰 유찰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적자 누적과 유동성 위기까지 겹친 대기업들이 재정난이 가장 큰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당초 업계는 대기업들이 매출 부진으로 적자가 쌓여 인천공항 입찰의 실패를 예상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가 터졌으나 A회계법인이 코로나19 이전에 제출한 컨설팅(면세점 입찰용역)에 의존하는 패착을 뒀다. 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실정이 반영되지 않은 사실상의 무용지물이 된 컨설팅에 집착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이번 6개 사업권 재·재입찰은 DF6에 신세계가 단독 신청, 중소·중견기업은 그랜드가 신청했으나 롯데와 신라가 참여하지 않아 결국 3연속 유찰됐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