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의견수렴 위해 최종보고 연기 입장이지만
유력부지 아암2단지 인근 주민반발 염두에 둬

인천 송도국제도시 9공구 아암물류 2단지 화물차주차장 결과 발표가 두 번째 연기됐다. 발표를 앞두고 송도 주민들의 반발이 잇따르자 지역 구청장과 국회의원 등이 나서 시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으로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인천시는 14일 예정된 '화물차주차장 입지 최적지 선정 용역 최종보고회'가 두 달 연기된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연수구와 인천항만공사(IPA) 등 유관 기관 의견을 추가해 오는 12월 최종 용역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며 “용역 수행 이후 실시하는 의견 수렴 절차를 앞당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가 '의견수렴'을 핑계로 용역 발표를 늦췄지만, 속내는 화물차주차장 조성 유력지로 알려진 송도 9공구 아암물류 2단지 인근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IPA가 아암물류단지 조성 계획의 일환으로 수립한 송도 화물차주차장은 아암물류2단지 내 12만7624㎡ 부지(송도동 297 일원)를 확보한 상태지만 인근 송도 8공구 대단지 공동주택 주민들의 반대 민원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 13일 송도지역 정일영(민·연수구을) 국회의원은 국회의사당에서 박인서 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을 만나 아암물류 2단지 화물차주차장 조성 반대 뜻을 전했다. 정 의원은 “공원부지였던 송도 8공구가 지금은 주거단지로 조성된 만큼 10여년 전과 많은 변화가 있다. 주민 생활·안전을 우선시해야 하는 등의 이유로 9공구 화물차주차장 조성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일에는 고남석 연수구청장은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입장과 함께 “폐기물 소각처리 시설처럼 화물 발생주의 원칙에 따라 수요 발생지역에 주차장을 조성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본다. 아암2단지는 다른 항만 수요 대체가 불가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연수구 반발에 시가 '한 발' 물러섰지만 대체지로 거론된 중구 아암물류1단지, 미추홀구 학익에코파크 부지 인근 시민 불만은 거세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시민 공청회 등을 열어 화물차주차장 조성과 관련된 의견을 듣는 자리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