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상적 관해, 내시경적 관해, 조직학적 관해의 구분./제공=분당서울대병원

 

▲ 윤혁 교수.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궤양성 대장염은 내시경 검사뿐 아니라 조직 검사에서도 염증세포가 없다고 확인돼야 재발률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윤혁 교수 연구팀은 2019년까지 보고된 31개의 관련 연구에 대한 메타분석을 실시한 결과,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장 점막에서 염증세포가 없어지는 ‘조직학적 관해’에 도달한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재발률이 낮다는 것이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 점막에 염증으로 인해 궤양이 생긴 만성 면역질환으로 증상이 악화하는 ‘활동기’와 호전하는 ‘관해기’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설사, 혈변, 복통, 가스 생성, 변실금 등의 증상뿐 아니라 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오심, 구토, 두통, 식욕 저하, 얼굴 부종 및 감염과 같은 약물 부작용이 나타나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다 보니 지속해서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잠시 증상이 호전된 상태를 염증이 사라졌다고 착각해 치료에 소홀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 장내에 남아있던 염증이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상당히 주의해야 한다.

의료계에서는 궤양성 대장염을 치료할 때는 내시경으로 궤양이 없어졌는지를 보고 조직 검사까지 시행해 염증세포가 완벽히 사라졌는지를 확인(조직학적 관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그러나 아직 이러한 조직학적 관해를 확인하는 실질적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에 연구팀은 최근까지 보고된 연구를 종합해 조직학적 관해까지 도달한 궤양성 대장염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의 재발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궤양성 대장염을 치료한 후 내시경에서 증상이 호전한 환자 중 조직 검사에서도 염증세포가 없다고 확인된 환자는 약 75%였다.

조직 검사 상 염증세포가 없던 환자는 염증세포가 남아있는 환자에 비해 재발률이 63% 낮았다.

이와 함께 임상적 증상과 내시경 검사에서 염증이 사라진 환자는 1년 내 재발률이 14%였으나 조직 검사에서도 염증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된 환자의 재발률은 5% 정도에 불과했다.

윤 교수는 “현재는 혈변 등의 증상이 호전되고 내시경에서 궤양이 보이지 않는 상태를 궤양성 대장염 치료의 목표로 삼고 있다”며 “연구결과 조직학적 관해에 도달한 환자에서 재발률이 훨씬 낮은 만큼 앞으로는 점막조직의 염증세포가 완벽하게 치료됐는지 확인하는 조직 검사도 치료 목표에 포함해야 한다”고 했다.

연구결과는 소화기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위장병학’(Gastroenterology)에 실렸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