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사용처 변경 경로당 파견 중단
기초단체 지원 불구 생계 걱정 위기

인천지역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전문 인력임에도 불구하고 예산 문제로 결국 내년도 일자리 공모 사업에서 배제됐다.

<인천일보 9월15일자 7면>

기초단체 차원의 예산이 일부 편성됐지만 소수 인원이 파트타임으로 근무할 수 있는 수준에 그쳐 나머지 안마사들은 생계를 걱정할 처지다.

㈔대한안마사협회 인천지부는 인천시와 지역 정치권 등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시각장애인 안마사 경로당 파견 사업'을 이어가기 어렵게 됐다고 6일 밝혔다. 올해 이 사업을 통해 지부 소속 안마사 12명과 보조인력 4명이 일자리를 갖게 된 바 있다.

해당 사업은 시와 남동구의 상생 협력 일자리 예산 지원으로 추진됐는데 남동구의 경우 시각장애인 안마사 일자리 보다 남동국가산업단지 통근버스 운행 지원이 시급하다는 이유로 안마사 일자리를 지속하기 어렵게 됐다. 안마사 일자리에 쓰였던 예산을 통근버스 운행 지원에 투입하는 셈이다.

장애인 일자리는 자립과 직결되는 만큼 일자리의 지속성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지부 측은 인천시와 남동구에 사업을 이어가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자 지부의 사정을 고려한 남동구가 자체 예산을 일부 편성해 일자리를 지원하기로 했으나 지부 소속 안마사들이 전원 소속돼 일하기는 턱없이 부족하다. 소수 인원만 참여하더라도 전일제 근무는 불가능하다.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은 2년의 교육과정을 거쳐 해부 생리학과 각종 임상 사례를 익힌 후 자격을 취득한다. 하지만 지역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개인적으로 안마원을 개원해 운영할 수 있지만 일반 마사지 업소 등과 비교했을 때 화려한 시설을 갖추지 못해 큰 관심을 받지 못한다. 그나마 지역 차원의 일자리 사업들이 유일한 희망이지만 외면당하는 실정이다.

㈔대한안마사협회 인천지부 관계자는 “안마사 경로당 파견 사업의 경우 홀몸 어르신들의 건강을 챙기는 동시에 말벗도 되어드려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낳는다”며 “남동구에서 고맙게도 예산 지원을 해줬지만 구 예산만으로는 스스로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중년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의 일자리 욕구를 충족시키기는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 일자리정책팀 관계자는 “상생 협력 일자리 사업의 경우 예산이 한정돼 있어 각 구에서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일자리를 신청하면 지원하는 형태로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