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정 음악치료사

시각장애는 1∼6급으로 나뉘지만, 크게는 전맹(시각적 암흑상태)과 저시력(완전 암흑상태는 아닌)으로 구분된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회원은 14만명이지만 미등록 장애인을 포함하면 모두 29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 직업을 가진 이는 30∼40%에 불과한데 안마, 지압사가 가장 많고 역술인, 사회복지사 등도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치료 및 재활 방법 중 음악치료는 효과적인 치료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우선은 음악의 구조가 올바른 언어습관과 신체 및 사회적 발달을 익히는데 용이하도록 되어 있는데, 예를 들면 노래를 통해 사물의 모양과 의미, 이해력을 높여서 다양한 어휘력 습득에 도움을 줄 수 있고, 음악과 함께 율동이나 댄스를 하며 근육을 발달시키고 균형감각을 익힐 수 있을 뿐 아니라 함께 음악을 만들고 서로 합주를 하는 활동을 통해 사회성을 높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음악 듣기를 하면서 소리의 위치와 음색을 구분하는 연습을 할 수 있는데 이런 듣기 훈련은 배움의 가장 근본으로, 시각장애 아동에게 음악을 통한 듣기 훈련을 함으로써 음색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게 하고 이는 근본적으로 남자와 여자의 음색을 구분함을 시작으로 환경에서 들을 수 있는 다양한 소리의 차이를 인지하게 되는 기초가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소리의 위치를 구분함으로써 일상에서의 여러 가지 소리를 인지하며 안전하게 일상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또한 음악이 긍정적 보상이 됨으로써 시각장애 아동의 문제행동을 억제하는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면 반복적 손가락 움직이기, 눈 찌르기, 머리 돌리기, 몸통 움직이기 등의 문제행동을 할 때마다 선호하는 음악을 노래하거나 악기를 연주하게 함으로 문제행동을 대신하게 하면서 문제행동을 점점 음악활동이라는 긍정적 보상으로 대체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음악이 주는 즐거움과 기쁨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함으로 내재돼 있는 스트레스를 해소시킬 수 있다. 시각장애인들은 감정적 표현에 익숙하지 않으며 표현 자체도 매우 제한적이다. 음악을 만들고 가사를 분석하며 서로 대화를 함으로 부정적 감정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뿐 아니라 올바르게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며 스트레스에 노출된 감정을 정화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은 인지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교육과정에서 습득해야 할 시각적 정보를 얻기가 힘들기 때문에 일반적 지능 테스트 점수가 낮게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은 언어적 능력에도 연관된다고 불 수 있다. 음악치료는 이런 문제를 안고 있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좀 더 즐겁고 흥미를 느끼는 음악활동을 함으로 학습능력 및 사회성과 감정표현을 향상시키는데 효과적인 치료방법이며, 나아가 시각장애인들에게 좀 더 안정적인 직업군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줄 뿐 아니라 삶의 질을 향상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