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쓴풀(Swertia diluta var. tosaensis (Makino) H. Hara).
▲ 개쓴풀(Swertia diluta var. tosaensis (Makino) H. Hara).

“인생의 쓴맛을 보여주지!” 아마도 '쓴풀'이라면 이 말이 가능할 듯하다. 쓴맛이 어찌나 강하던지 이름조차 '쓴'이 붙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쓴풀 종류는 대략 7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들 모두가 쓴맛을 숨기고 있지는 않다. 대표적인 것이 '개쓴풀'이다. 쓴풀을 닮았는데 쓰지가 않아 '개'가 붙었다. 흔히 이름 앞에 '개'가 붙으면 뭔가 닮았는데 어딘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언젠가 지인이 사진 아래 붙은 '자주쓴풀'의 이름을 보고는 “인생을 닮았다”고 했다. 아마도 '자주 쓰다'라는 의미로 해석한 듯했다. 쓰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으랴. 쓴맛도 없는데 닮았다고 쓴풀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억울한데, 쓰지 않다고 '개'를 붙이는 얄궂음이란. 그저 사람들의 관점일 뿐, 세상에 '참' 아닌 것이 어디 있을까. 세상의 모든 삶은 그 자체가 '참'이다.

/사진·글=이신덕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