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학가에도 비대면 수업의 중요도가 높아지자 국내 대학들은 온라인 강의 제작을 위한 영상 스튜디오 및 콘텐츠 제작 시스템을 설치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대학마다 공간, 예산 등 여건이 달라 원하는 콘텐츠 제작 시스템이 다양하지만, 많은 대학이 대형 스튜디오 구축을 추진하는 경향이다.

그러나 정작 각 대학에서 수업을 이끄는 교수진은 대형 스튜디오 설치가 현실적인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다고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보편적으로 종합대학의 전임교수는 1,000여 명이며 비(非)전임교수까지 포함하면 2,000명 이상인데, 한두 개의 대형 스튜디오로 모든 교수의 온라인 강의를 제작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온라인 강의 시스템 구축 전문가들은 몇 개의 대형 스튜디오는 필요할 수 있지만, 주위 간섭과 시간 제약이 없는 소형 스튜디오에서 강의를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대학교 온라인 강의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원칙 중 하나는 교수가 직접 자신이 준비한 자료로 혼자 녹화하고 이를 마무리할 수 있는 1인 제작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한 학기마다 수 천 개의 온라인 강의를 제작하는 데 카메라맨, PD, CG 디자이너 등 전문 인력을 투입하기란 인건비, 시간, 장소 등으로 인해 현실적인 어려움이 뒤따른다.

또한 교수 개개의 강의 특성(전자칠판, 크로마키, 펜터치모니터 등 사용)에 맞춰 소형 온라인 강의 시스템을 여러 개 설치해야 한다. 학과별은 아니더라도 단과대학별로 한두 개 설치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외에도 자막 작업과 CG 등 복잡한 구성이 아니라, 오프라인 강의처럼 판서와 동영상, 사진, PPT를 자유롭게 활용하는 게 가능해야 한다. 동영상 제작 환경에 미숙한 교수진에게 지속적인 교육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온라인 강의 시스템 전문 주식회사 소리지오 이현재 대표는 “일반적으로 한 개의 대학은 1,000명이 넘는 교수의 온라인 강의를 제작해야 하기에 대형 스튜디오나 고가의 카메라 방송장비가 아닌, 조립식 소형방음부스와 웹캠 등을 이용한 소형 스튜디오가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 수업료 인하 요구 대응,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온라인 강의 지속 등을 모두 고려해 지금부터라도 온라인 강의 시스템 구축을 보여주기식이 아닌, 현실적인 대책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도현 기자 digit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