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옥 의원·민주노총 찬성
“직영하면 해마다 '예산 16억' 절감
저상청소차 도입 근무환경 개선을”

일부 시의원·한국노총 반대
“2년마다 순환근무 등 제약 더 많아
저상차 탑승공간 좁고 승하차 위험”
한국노총은 25일 포천시의회 앞에서 ‘지위남용, 노조탄압 갑질하는 박혜옥 의원을 규탄한다’며 항의하고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한국노총은 25일 포천시의회 앞에서 ‘지위남용, 노조탄압 갑질하는 박혜옥 의원을 규탄한다’며 항의하고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포천시가 청소용역 직영화와 청소차량 도입을 놓고 찬반논란이 거세다.

박혜옥 시의원과 현장 근로자 민주노총은 찬성하는 반면 포천시와 일부 시의원, 한국노총은 반대하고 있어서다.

이처럼 찬성과 반대가 둘로 나뉘면서 갈등도 심하다. 현재 서로 다른 주장을 내면서 감정싸움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27일 시와 의회 등에 따르면 박혜옥 의원은 6월 행정 사무감사에서 청소대행업체의 문제점이 심각한 만큼 직영으로 전환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현장 근로자의 안전을 위해 한국형 청소차(저상차량) 도입도 제안했다. 이는 시 직영과 청소차 구입을 요구하는 민주노총의 주장과도 같다.

민주노총은 최근까지 시청 정문 앞에서 시 직영화와 청소차 도입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은 청소업체를 직영하면 매년 16억원의 예산이 절감되고 청소차 도입을 통해 근로 환경도 개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노총은 직영화가 되면 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라 2년마다 순환근무를 하는 등 제약이 더 많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저상 청소차는 탑승공간이 협소하고 중앙차로 방향이라 승·하차 시 사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러다 보니 지역에선 박 의원이 민주노총 입장을 지지하고 대변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박 의원은 지난 18일 민주노총 시위 현장에도 참석했다. 이 과정에서 소동이 벌어졌다.

한국노총과 시 공무원을 향해 손가락질과 큰소리로 윽박질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시의원의 갑질 논란으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한국노총 소속 23명은 지난 25일 박 의원 사무실을 항의 방문했다. 하지만 박 의원이 자리를 비워 항의 서한은 전달하지 못했다.

대신 이들은 손세화 의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용석 한국노총 포천지역 대표는 “직영화와 저상차량 도입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박 의원으로부터 손가락질과 윽박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면서 “지위남용, 노조탄압, 막말과 갑질하는 박 의원의 행동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손세화 의장은 “청소업체 직영화는 논의된 바 없다. 저상차량 도입은 현장 근로자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상국·조용춘 의원도 “박 의원이 주장하는 내용은 의회 공식 입장이 아니다”며 “동두천에 가서 저상차량을 확인해 보니 불편한 점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박윤국 포천시장은 “동두천시를 방문해 한국형 청소차를 직접 봤다. 차에 짐을 싣는 근로자보다 운전자 편의로 설계돼 보완할 점이 많다”며 “현재 청소차 도입은 미룬 상태다. 현장의 의견을 듣고 신중하게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포천=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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