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쥐방울덩굴(Aristolochia contorta Bunge).

 

아주 작고 보잘 것 없다는 표현으로 '쥐방울만한 게'라는 말을 쓴다. 쥐의 목에 다는 방울이니 얼마나 작을까 싶지만, 실제로 본 기억은 없다.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쥐방울에 빗대어 이름 붙은 식물이 '쥐방울덩굴'이다. 특이한 꽃의 모양보다는, 꽃이 진 후 달리는 열매의 모습을 보고 방울이라는 이름이 붙었지 싶다.

식물의 효용성은 논외로 하고, 산이나 들에서 만나는 야생화들은 특유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 산에서 야생화를 보면 캐고 보는 심리도 이 탓이다. 물론 채집해와 잘 살렸다는 이야기는 별로 듣질 못했다. 모든 만물은 있어야 할 제자리가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제자리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 담아 지키지 못할 욕심 탓에 우리가 잃고 있는 게 너무 많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사진·글=이신덕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