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째 이어온 교류 화상으로 대체 … 기업인 등 50명 참석 열띤 토론
생계형 아닌 기술 기반 창업활동·정부의 제도 지원 필요성 등 제기
▲ 염태영 수원시장이 25일 열린 '제4회 한중 청년창업 포럼'에서 영상을 통해 응원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대한민국 수원시, 중국 청년들이 이 어려운 상황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수원시의 청년 일자리 및 국제교류 핵심 정책인 '한·중 청년교류'가 네 번째를 맞았다. 청년들이 약속했던 만남은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됐지만, 온택트(온라인 대면·Ontact) 방식으로 창업과제를 논했다.

수원시는 지난 25일 수원컨벤션센터 이벤트홀에서 중국공산주의 청년당 산하기관(중국국제청년교류중심)과 공동 주최, ㈔한국국제문화교류원이 주관하는 '제4회 한·중 청년창업 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는 양국 청년들이 일자리 아이디어, 창업 아이템 등을 놓고 토론하는 이색적인 무대다. 수원시가 2017년 중국국제청년교류중심과 '한·중 청년 합의 이행협약'을 맺어 4회차째 이어지고 있다.

당초 두 기관은 매년 1회 수원시와 중국 주요도시에서 교류를 약속했다. 올해의 경우 수원 청년들이 중국을 찾아갈 순서이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불가피하게 이행하지 못했다. 그 대신 화상회의로 머리를 맞댔다. 과정은 축소됐으나 50여명에 달하는 수원시·중국 청년과 기업인이 참여해 뜨거운 열정을 내비쳤다. 이들은 코로나19 속 창업이 나아가야할 길 등을 열변했다. '창업 현황과 문화, 청년들의 생각'이 공동주제다.

먼저 한국 청년이 발표에 나섰다. 신명하 언랩 대표는 “한국은 배달문화와 외식 인프라가 충분해 창업가들이 이쪽에 많이 뛰어든다. 자영업자 등의 5년 이내 폐업률이 73% 정도에 달할 정도로 실패도 많다”며 “생계형 창업보다 기술기반 창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오야난 베이징 외국어대학생은 “코로나19는 청년들의 창업에 있어 큰 도전장과 같다”며 “한 설문자료를 보면 2020년 창업에 대해 80% 가량 청년이 '적절한 대책이 없으면 계획을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은 보조지원금, 창업수당, 사회보장수당, 스타트업 수당 등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모두 합치면 12만 위안(한화 2000여만원)에 달하는 혜택이 있다”며 정부 청년지원 제도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리우양 청두주식회사 샤인테크 회장은 “중국은 신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한다. 새로운 모델, 새로운 기술을 일상에 적용할 수 있다”며 “청년들이 끊임없이 연구하고 발전해 신경제에 맞춘 창업에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수원시는 창업 청년들을 대상으로 포럼 참여 권한 등을 주는 공모전을 열었다. 그 결과 'W.yW팀' 김성호, 김정균 청년의 차량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해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하는 방안, '투센티팀'의 윤진하 청년의 향수에 대해 평소 느끼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플랫폼' 창업 등이 선정돼 발표로 이어졌다.'Plan Y팀' 박재현 청년은 '엔터테인먼트'를 주제로 비대면 행사를 기획·제공하는 계획을 공유했다.

중국 대표로는 장문룡 청년이 '홈(home) 건강 과학기술'을 활용한 창업 사례를 발표했고, 백홍량 청년은 '영상 구조화'를 주제로 자동차 브랜드, 번호판 등을 인식하는 핵심 AI(인공지능) 기술에 관해 이야기했다.

한편 이날 포럼 현장에서는 양국 청년들이 비록 떨어져있지만, 화상대화를 통해 서로 도닥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코로나의 어려움을 이겨나갔으면 좋겠다”, “다시 만나기를 기다리겠다”는 등 훈훈한 격려 멘트가 오고 갔다.

오민범 수원시 청년정책관은 “한·중 청년창업 포럼은 양국 청년들이 자신의 꿈과 희망을 공유하며 힘을 얻도록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며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맞춰 우리 지역 청년들이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할 수 있는 지원방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겠다”고 설명했다.

 


 

-수원시 창업지원 정책 활발

 

  청년바람지대 등 … 자발적 활동 기반 조성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청년이 가장 많은 도시인 수원시는 2016년 2월 청년정책 전담 부서를 가장 먼저 신설했고, 청년 의견에 귀 기울이며, 청년 의견을 반영해 청년에게 필요한 정책을 추진했다.

2017년 8월에는 청년들이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인 '청년바람지대'를 열었다. 청년들은 수원청년 네트워크를 구성해 청년바람지대에서 창업 아이디어와 재능을 나누고, 콘퍼런스, 축제 등을 직접 기획하고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영동시장 2층에는 '28청춘 청년몰'을 열어 청년 창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청년 일자리박람회도 지속해서 열고 있다.

시의 정책적 마인드는 직접적인 지원이 아닌, 청년들의 자발적인 활동과 설계에 나서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실제 수원시에서는 청년들이 직접 청년정책위원으로 참여, 효율적인 청년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청년들은 스스로 교류하고, 협력하며 발전해 나가고,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하는 등 지역사회 참여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중국 청년과의 교류의 장인 '한·중 청년 창업포럼'도 그 일환이다.

이 같은 모델은 많은 지자체가 벤치마킹을 수시로 할 정도로 높게 평가되고 있다.

 


 

-주요인사 응원 메시지 전달

 

 청년들 교류와 도전, 우리사회 성장 엔진

▲ 25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회 한·중 청년창업 포럼'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
▲ 25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회 한·중 청년창업 포럼'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

 

코로나19 정국 속에서 '제4회 한·중 청년창업 포럼'을 통해 자신의 꿈을 공유하고 서로를 응원한 청년들에게 여러 기관장 및 인사들이 응원 메시지로 화답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25일 한·중 청년창업 포럼이 열린 수원컨벤션센터 현장에서 영상을 띄우고 “코로나19 속에서도 청년 스타트업의 활약이 대단하다”며 “감염병과 마스크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어플, 교육의 빈틈을 메워준 온라인 교육 등 우리 사회 곳곳에서 상상을 현실로 바꿔냈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히 새로운 산업분야를 개척하는 것을 넘어 시민을 위한 방역에도 힘을 보태며, 우리 사회를 더 안전하게 만들었다”며 “코로나 이후에도 청년 스타트업이 우리 사회를 새로운 성장으로 이끄는 엔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염 시장은 “오늘 포럼을 여는데 쓰인 언택트(Untact·비대면) 기술부터 매년 증가하는 감염병을 막을 친환경 기술까지 모두 여러분 손끝에서 만들어질 것”이라며 “중국과 한국청년들의 아이디어가 합쳐져 '스타트업 실크로드'가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영환 인천일보 대표이사는 “수원시는 2016년 지자체 최초로 청년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청년들이 직접 자신의 꿈과 그리고 정책도 설계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며 “올해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경제, 문화, 평화적 교류에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청년들은 이를 극복할 희망이다”고 했다.

김진표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수원무)은 “그동안 각국 방문으로 양국 청년들의 교류 의지를 확인했던 기억이 있다.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올해 방문 교류가 있었겠지만, 다가오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오늘과 같은 온라인 국제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청년들이 새로운 국제교류 모델을 만들어낸 것에 대해 자긍심과 보람을 느꼈으면 하고, 코로나를 극복해서 양국 청년들이 직접 교류로 우정을 다지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쪽에서는 홍계매(洪桂梅) 중국공산주의 청년당 산하기관 중국국제청년교류중심 부주임이 응원과 동시에 수원시와 우정을 의미하는 말을 이어갔다.

홍 부주임은 “포럼에 한국과 중국의 유능한 창업인재들과 그 분야의 정통한 전문가들이 함께하고 계신다”며 “오늘을 계기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 서로 교류하며 협력의 기회를 찾아 새로운 창업 영역에서 만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도 우리의 교류협력을 위한 발걸음을 막지 못했다. 염태영 수원시장과 김진표 국회의원에게 매회 따뜻한 초청을 해줘 감사하다”며 “조속한 시일 내 한·중 청년들을 위한 실무협력과 우호증진을 노력하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과거 포럼으로 교류했던 문서윤 ㈜뉴캄웹툰컴퍼니 대표, 웨이흐어 베이징합중국교육과학기술유한공사 운영감독도 양국 청년을 대표해 “양국 청년들이 직접 현장에서 교류하면서 창업경험을 나누고, 과제를 토론하는 과정은 상당히 소중했다”고 입 모았다.

/글·사진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