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고교생보다 1063명 많아
일부는 1시간통학 불편 감당해야
3분의2 학생 만족, 학군조정 곤란

수원 광교신도시가 만들어진 이후 '고등학교 배정 불균형 논란'이 수년째 지속하고 있다. 광교 지역은 고등학생보다 중학생 수가 월등히 많아 집 앞에 있는 고등학교를 두고 1시간 가까운 등교를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24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수원 이의동과 광교상·하동지역 학교(사립학교·특수목적고 제외)에 다니는 중학생은 2950명으로 고등학생 1887명보다 1063명(56%) 많다.

다산중(986명), 연무중(954명), 이의중(543명), 광교중(467명) 등은 학급당 학생 수도 28.6~31.8명으로 도내 전체 학급당 학생 수 평균 26.3명을 웃돈다.

광교지역 중학교 졸업생 중 3분의 1 이상은 광교가 아닌 다른 지역 고등학교에 가야 하는 셈이다.

고등학교 정원을 늘리기도 어렵다. 신도시 내 이의고(1004명), 광교고(883명)도 학급당 학생 수가 27.1명, 28.5명으로 도내 평균 24.9명보다 높아 더 많은 학생을 받을 수 없는 실정이다.

더 문제는 광교지역 중학교 졸업생이 수원 반대편인 권선구 오목천동까지도 배정된다는 점이다.

고교평준화 지역인 수원은 지역을 두 개 구역으로 나눠 고등학교를 배정하고 있다. 학생들은 검정고시나 주소, 내신성적 등은 고려되지 않고, 지망 순위에 따라 '선 복수지원 후 추첨' 방식으로 배정한다.

특정 학교에 학생들의 지망이 몰리면, 추첨에 탈락한 학생들은 1·2지망 학교에 가지 못하고 학군 내 다른 학교로 배정되기도 한다.

광교지역은 권선구 오목천동·고색동 지역과 같은 2구역(수원남부)로 묶여 있다.

오목천동과 고색동 지역 학교는 광교지역과 달리 중학생보다 고등학생이 많다. 고색동에 있는 고색중 학생은 409명, 고색고 학생은 789명이며, 오목천동은 영신중(589명), 영신여고(867명) 등으로 나타났다. 고색고와 영신여고 학생은 근거리 거주학생보다 원거리 통학학생이 상대적으로 많고, 광교지역에 사는 학생도 배정되고 있다.

실제 영신여고의 경우 광교에 거주하는 학생이 매년 20~30명 입학하고 있다. 일부 학생은 배정된 후 장거리 등교가 부담돼 이사를 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영신여고는 스쿨버스를 운영하고 있으나, 광교지역에서 학교까지는 통상 1시간에 가까운 시간이 걸린다.

수원교육지원청은 2018년 이런 문제를 점검하고자 경기도교육연구원을 통해 '고교평준화 학생 배정 방안 분석 및 개선 방향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결과 수원지역 고등학생 중 연구결과 수원지역 고등학생 중 2.8%는 1시간 이상 등교를 하고 있었다. 통학거리 및 교통여건에 대한 만족도는 1·2지망 학교에 배정된 학생은 3.39점(5점 만점)인 반면, 배정되지 않은 학생은 2.35점(5점 만점)으로 희망학교에 배정되지 못한 경우 통학 관련 불만이 컸다.

그러나 지원청은 전체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 학군배정방식의 변경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수원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일부 학생이 먼 거리 학교에 배정돼 불만이 있는 것은 알고 있다. 통학버스 등을 통해 지원하고 있으나, 학군배정 전체를 조정하는 것은 3분의 2 이상이 만족하고 있어 변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광교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고질병처럼 앓고 있는 이 현안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광교지역 한 주민은 “고등학교가 턱없이 부족한데 그냥 잠자코 멀리 통학해야 하느냐”며 “오죽하면 가까운 고등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공부를 잘해 수원 외고에 가면 된다는 말이 나올 지경”이라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