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고·인하대 거친 인천출신 대표 연예인
최근 시사토크 분야 아이콘 자리 잡으며
뉴스 배달 디지털 예능프로 새 진행 맡아
“능력 안에서 의미있는 콘텐츠 만들 것”

 

 

“코로나 극복! 힘내세요.” 인천 제물포고와 인하대를 졸업한 방송인 김구라(본명 김현동·50) 씨가 인천시민에게 한가위 인사를 전했다. 그의 아들 래퍼 그리(본명 김동현·22)도 2017년 인하대에 진학해 휴학 중이다. 인천 연고 부자(父子) 연예인 가족이다.

1993년 SBS 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김구라가 요즘 시사평론 프로그램에서 독보적인 아이콘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1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방송지원센터에서 '카카오TV 모닝'의 특급 뉴스 딜리버리 예능 '뉴팡!' 녹화를 마친 그를 5층 분장실에서 만났다. 그가 거침없이 풀어내는 이야기와 환한 웃음이 즐거웠다.

방송인 김구라는 9월초부터 뉴스를 배달하는 디지털 예능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그는 평소 신문과 방송을 통해 뉴스와 논평 기사를 꼼꼼히 보고 읽는 연예계의 파워 토커다. 신문과 휴대폰이 정보의 농장인 셈이다. 그래서 공부하는 방송인으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에 전문 식견을 풀어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상사에 관심이 많아 신문기사 등을 많이 봅니다. 이런 세평들을 잘 활용하게 돼 다른 동료들보다 정보성 프로그램을 더 많이 맡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는 현재 13년 장수 프로그램인 MBC '라디오스타'의 진행자다. '복면가왕'과 '동상이몽'에 출연하면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유튜브 일거리도 많아졌다고 한다. '김구라의 뻐꾸기 골프 TV'는 수백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입심에서 나오는 즐거움이 매력이다.

“방송은 분명 변혁기에 들어섰습니다. 기존 방송사의 영향력이 축소됐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콘텐츠 소비도 늘었습니다. 또 프로그램 소비 창구가 전통적인 TV에서 유튜브, 모바일 쪽으로 옮겨가면서 수요는 더 많이 증가했습니다. 예능인이나 배우 등이 자기 일상을 보여주고 개인의 관심사를 공개하면서 소통하는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김구라는 인천에서 나고 자랐다. “인천에 자주 갑니다. 어머니를 모시고 인천에서 살았고, 신혼집도 인천이었습니다. 청라에 집도 있습니다. 지금은 김포로 잠시 옮겨 살다가 일산에 거처를 마련했습니다. 어머니가 기거하고 계신 인천은 일산하고도 가까운 저의 생활 영역입니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팝 음악을 좋아했고 영어 공부에도 관심을 더 가졌다고 한다. 고교 영어 성적이 상위권을 유지한 것도 영문학과에 진학하게 된 동기라고 밝혔다.

“연예계에 연극영화를 전공한 사람들이 꽤 많은데 저는 팝 음악을 좋아하다 보니 개그맨으로 데뷔해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연예계는 갑자기 스타가 되는 분들도 많습니다. 방송의 영향력이죠. 예능으로 즐거움을 드려야 하는데, 이제는 프로그램에 묻어나는 의미도 깊게 생각하는 나이인 것 같습니다. 또 요즘 우울한 뉴스도 많습니다. 방송 프로그램으로 기분을 풀 수 있도록 제 능력 안에서 의미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도움이 돼야 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인천을 향한 그의 애정도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만큼이나 유쾌하고 사려 깊다.

“수도권 중에서 인천이 푸근한 정서가 있는 도시입니다. 인천 사람들의 지역색을 찾기도 어렵습니다. 강화도와 같은 농어촌 지역과 송도. 청라, 영종 국제도시 등 지역도 넓고 항상 발전하는 도시라고 자부합니다.”

부침과 돌발변수가 많은 곳이 방송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그의 비전이 궁금했다. “팬들에게 고맙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됩니다. 흠도 많은데 좋아해 주시고… 사람이다 보니 투덜대는 일도 있지만 자기반성을 하며 참 고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와 인천일보 독자, 인천시민 여러분들과 생활패턴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일이 많아서 바쁘게, 힘들게 집에 오고 또 출근합니다. 하루하루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몇 년 있으면 데뷔 30년입니다. 예전처럼 핫(Hot)한 프로그램보다도 제가 잘 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서 열심히 노력해 보겠습니다.”

“인천시민 모두 웃음이 활짝 피는 한가위 되세요.”

/김형수 논설주간 kh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