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장기미등교 등 1만6500명 긴급조사 및 전담공무원 배치키로
미추홀구는 화재피해 형제 치료비 조속 지원 … 박 시장 “꼼꼼히 살필 것”
/인천일보DB

 

미추홀구 초등학생 형제 화재와 같은 위기아동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인천시가 관계기관 합동으로 돌봄 사각지대와 아동학대에 대한 긴급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가슴이 미어진다”며 “방치되거나 학대당한 아동이 없는지 꼼꼼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23일 인천시교육청·인천지방경찰청과 '학대·위기아동 보호 및 지원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시는 다음 달 말까지 관계기관 합동으로 아동학대 긴급 조사를 실시한다. 아동학대 환경에 노출됐지만 관리 체계 밖에 있는 고위험 아동을 찾아내기 위한 전수조사다. 재학대 의심 사례도 집중 점검하고, 학대 사실이 확인되면 수사 등으로 엄중 조치할 예정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돌봄 사각지대 조사도 벌어진다. 3200여명으로 파악되는 보건복지부 사례관리 대상뿐 아니라 미취학·장기미등교 아동 등 총 1만6500여명으로 조사 대상을 확대하는 조처다. 시는 현장조사 과정에서 재난안전교육을 병행하고, 소방당국과 협의해 주택용 소방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취약계층 아동 가정에는 소화기·감지기를 무상 지원한다고 밝혔다. 시는 또 내년 9월까지로 예정된 군·구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 배치를 내년 1분기까지로 앞당기기로 했다. 학대 피해 아동을 발굴·신고하는 '우리 마을 아동지킴이'는 1만여명으로 확대한다.

한편 시는 이번 미추홀구 화재 피해 아동들에게 긴급복지를 통한 치료비 등을 신속히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위기가정에는 '특별생계지원금'을 추가 지원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와도 협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남춘 시장은 이날 오전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미추홀구 어린 형제의 화재 참변 소식은 가슴을 미어지게 한다. 두 어린이의 쾌유를 기원한다”며 “지원 제도에 빈틈이 있었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치되거나 학대당한 아동이 없는지 꼼꼼히 살피고 돕겠다. 같은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도 “코로나19 상황에서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이 없는지 살피고 또 살피겠다”며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해야 하는 낯선 교육환경 속에서도 따뜻한 돌봄과 더 촘촘한 배움의 안전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