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진 Siti Plan 대표이사

 

최근에 우리가 맞닥뜨린 사회적 현상들 중에 통념을 깨는 것이 즐비하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충격도 어느덧 1년이 다 되어간다. 작년에 시작된 코로나19가 이렇게 오래도록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는 와중에 산불과 지진, 태풍과 홍수 등 자연재해도 유난히 많은 듯하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더욱 더 악화되리라는 예상이 나온다.

어쩔 수 없이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일상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상황이다. 어쩌다 마스크를 놓치는 날에는 마치 귀중품을 잃어버린 듯 당황하기도 하고, 사람 만나는 일이 과거처럼 간단치가 않다. 매일 출근부에 도장을 찍어야만 했던 세대들에게는 너무나 생소한 재택근무는 물론이고, 온라인 컨퍼런스, 온라인 미팅이 일상처럼 되어간다.

이런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금까지 인류가 중점적으로 다루어왔던 양적 성장의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마치 육체적으로 성장이 멈춘 청년시기라고나 해야 할까. 그러기에 이제 인류 문명도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해야만 시기이고, 이를 4차 산업혁명시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즉 눈에 보이지 않은 4차원의 세계를 통해 인류 문명을 무한히 확장하기 위한 빅데이터, 인공지능, 플랫폼, 인터넷 등과 같은 다양한 기술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사실 인류의 지혜라는 것이 한 쪽에서는 음식물쓰레기가 넘쳐나고 다른 한 쪽에서는 기아로 목숨을 잃어 가는 것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 좁은 땅에서조차 그저 서로 편을 갈라 으르렁대며 대의를 추구하지 못하는 저급한 수준인 것이다.

이 정도의 지혜로는 인류 문명의 진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보다 차원이 다른 지성적 가치가 넘쳐나게 해야 한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소수만이 경험했던 자아실현의 욕구를 다수가 구현할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에 투자하여 진정한 삶의 의미를 실천하는 자가 많을수록 인류의 집단지성은 더욱 더 풍성해지고, 이로써 인류 문명은 한 단계 도약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지성사회를 대비하는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과 같은 고급노동인구를 육성하는 교육이나 이들의 삶을 보장하는 생산, 소비 위주의 경제시스템, 그리고 기존의 사회시스템으로는 미래의 지성인을 육성할 수 없다.

지성인들의 삶의 목표는 지극히 개인적인 자아실현의 욕구로부터 비롯되어야 한다. 누구도 알 수 없는 오로지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세상을 다 가진 느낌으로 삶의 의미를 찾고 또한 그것이 크게 드러나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을 끼치는 다양한 지성인들의 집단지성으로 미래를 리드하게 될 때 인류 문명은 한 단계 진화되지 않겠는가.

그런데 과연 무엇을 해야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을지 알고 있는 개인이 얼마나 될까. 그저 돈 잘 벌고, 좋은 자리에 있으면 성공이라 생각하고 살았던 지금의 사회 통념으로 과연 미래의 가치를 창조할 수 있겠는가. 최근에 그나마도 온라인 교육•회의, 재택근무 등으로 이런 질적 성장을 위한 새로운 도구를 경험하게 된 점은 불행 중 다행이다. 미래사회는 3차원의 현실 공간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이버 공간, 즉 4차원 공간에서 훨씬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는 사회다. 그리고 4차원에서의 성공 여부는 현실세계의 성공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이제 우리는 이런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각자 자아실현을 위한 길을 찾아나서야 하며, 사회시스템 역시 그러한 개개인의 길을 열어주도록 새롭게 재구축되어야 한다. 누가 먼저 성공적으로 이런 환경을 구축하느냐가 바로 미래의 성패를 가늠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그 길을 가는 자는 새로운 종으로 거듭 태어나 유토피아를 만날 것이요, 그렇지 않은 자는 기계들 틈바구니에서 사라져 버린 인종으로 기록될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