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골수성 백혈병(Chronic Myeloid Leukemia: CML)의 재발과 항암제 내성의 원인인 암 줄기세포의 형성에 관여하는 지질 매개체(Lipid mediators)에 대한 새로운 메커니즘이 규명됐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은 지난 17일 정밀의학 연구센터 김성진 센터장이 연구에 참여한 ‘만성 골수성 백혈병의 근본적인 치료법’에 관한 논문(만성 골수성 백혈병 줄기세포 형성에 리소포스포리파아제 D 효소 gdpd3 유전자가 관여한다는 사실)이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온라인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1.878)에 게재됐다고 22일 밝혔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은 골수 내 비정상적인 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해 생기는 악성 혈액암이다.

그동안 조혈모세포(어머니 세포라는 뜻으로 모든 종류의 혈액세포를 생성하는 줄기세포) 이식 또는 표적치료제 ‘이마티닙’ 투여가 주요 치료법으로 활용됐지만 항암제 내성의 원인인 암 줄기세포를 없애지 못해 재발률이 높은 실정이다.

연구팀은 인지질의 일종인 리소인지질(lysophospholipid)이 분해와 합성으로 다양한 지질 매개체를 형성하고, 지질 매개체(면역, 항염증, 포도당 대사 조절, 지방 대사 조절 등 다양한 생리활성 기능에 관여하는 물질)를 통해 암 줄기세포가 없어지지 않고 자기 복제를 반복하며 항암제 내성을 길러 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지질매개체의 생성에 Gdpd3 특정 유전자가 관여하는데 만성 골수성 백혈병 재발 환자의 암 줄기세포에서 과발현돼 있다는 것을 최초로 규명했다.

김성진 센터장은 “지질 매개체가 암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오랫동안 인식했지만 최근 지질 분석기법의 발달로 인해 생체 내 수많은 종류의 특정 지질이 암의 성장, 재발, 항암제 내성 등에 관여하는 것이 알려져 새로운 임상 타깃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며 “특정 지질의 분석을 통해 항암제 내성이나 암의 재발을 예측할 수도 있으며, 지질의 매개체를 타깃으로 하는 신약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융기원 정밀의학연구센터 김성진 센터장 연구팀과 일본 히로시마대 나카 가즈히도 교수팀 등 국내외 암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참여했으며, 보건복지부의 재원으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