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청 용역 보고 … “영종지역 종합병원 없어 보건 안전망 위협”
인천공항 국제선 승객 세계4위·영종 인구 8만여명 … 의료 강화 시급
종합·감염병병원·생활치료센터 제안 … 어렵다면 민간병원 대안으로
인천경제청장 “정부·유관기관 협조 절실 …주민 정주여건 개선 최선”
▲ 인천국제공항 T2 전경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국제도시'에 주민과 공항 이용객을 위한 종합병원 건립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18일 송도국제도시 G타워에서 '영종국제도시 종합병원 건립 최적화 방안 마련 연구용역' 최종보고회와 온라인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인천경제청 의뢰로 이번 연구를 진행한 ㈜미래병원경영컨설팅은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 지역에 종합병원이 없어 보건의료 안전망이 위협받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해외 입국장의 감염관리가 취약해 세계적인 감염병이 국내에 확산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국립 종합병원' 형태의 의료기관을 건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영종국제도시 종합병원 설립의 필요성

인천국제공항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기준 52개국가, 173개 도시를 기반으로 88개 항공사 7116만9722명의 여객을 처리한 국제승객 기준 세계 4위 공항이다. 국제선 환승객만 839만9136명이 이른다.

영종국제도시 인구는 2019년 말 8만8459명으로 매년 8.9% 가량 증가하고 있으며 2025년 14만7540명, 2030년 22만5099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첨단물류단지 7800여명, 복합리조트 1만54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한 수치다.

반면 국가 필수의료를 진료할 수 있는 종합병원은 고사하고 중증 응급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병원은 전무한 상태다. 다만 인하대병원 공항의료센터와 국립검역소, 중앙검역의료지원센터가 존재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인천국제공항공사 임직원 및 공항 상주직원 1만2000여명과 이용객 30만명의 담당할 의료시스템이 부재한 상태다. 코로나19와 같은 국가적 감염병 위급상황에서는 '위급한 시스템'을 가동해야 하는 처지다.

인천국제공항 의료기관 연간 내원환자는 내국인 8만명 내외, 외국인 1700명 내외다. 항공기내 응급환자의 경우 출동건수 기준으로 연간 330여건 이상, 매년 2∼7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국제공항의 경우 공항 이용객과 배후도시 의료 안정망 구축을 위해 종합병원 기준으로 창이국제공항의 경우 8개, 일본 하네다공항 11개, 나고야공항 6개, 홍콩 책랍콕공항 4개, 독일 뮌헨국제공항 5개 등을 운영중이다.

코로나19라는 특수성을 배제할 경우 인천국제공항은 2023년까지 활주로 5본, 여객터미널 185만6000㎡, 공항 이용객 1억3000만명에 달하는 국제여객 기준 세계 1위 공항 인프라를 구축하는 만큼 의료보장성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설립방안

영종도 의료기관 설립 방안으로 '중앙정부가 건립 주체가 된 공공 종합병원', '인천공항 특수성 반영', '공공 종합병원은 대형병원이 관리·운영' 등의 요건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연구진은 응급 등 필수의료를 담당할 종합병원(308병상)과 해외입국 초기 감염 대응을 위한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36병상), 평상시에는 연수원과 게스트하우스 등으로 운영하면서 코로나19 등과 같은 감염병이 발생하면 격리시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350실)를 함께 설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종합병원을 건립하는데는 용지 보상비를 포함해 2316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또 권역감염병전문병원에 769억원, 생활치료센터 1770억원이 각각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공공 종합병원 건립이 어려울 경우 민간 종합병원을 유치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연구진은 200병상 규모의 민간 종합병원으로 건립될 경우 토지비용을 제외한 건축비 540억원 등 모두 880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민간 종합병원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투자·건립비 지원, 조성원가 부지 제공 등 정책적으로 특단의 인센티브가 제공돼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개최된 보고회는 배준영 국회의원, 홍인성 인천 중구청장, 안병배·조광휘 시의원, 이훈재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 장창균 인천기독병원장, 인천시·인천도시공사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인천경제청은 유튜브를 통해 현장을 생중계해 최종보고회 내용을 주민들과 공유했다.

인천경제청은 보고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반영해 이달 말 용역을 마무리하고, 종합병원 유치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원재 인천경제청장은 “용역결과에서 제시한 종합병원 유치를 위해 정부부처와 유관기관과의 협조가 절실히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보고회 내용과 전문가 의견 등을 토대로 영종국제도시 주민들을 위한 의료서비스를 확충하는 등 정주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광휘 인천시의원 “시-지역대학, 영종에 종합병원 공동 운영 고려해야”

 

인천국제공항서 종합병원까지 30분 이상 소요

응급환자·감염병 발생에 속수무책 …대책 필요

▲ 조광휘(민주당, 영종·용유·무의도2) 인천시의원
▲ 조광휘(민주당, 영종·용유·무의도2) 인천시의원

 

지난 1월 중국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했을 때 언론보도는 '신종 코로나 비상등 켜진 인천공항... 마스크는 필수품', '중국에서 온 비행기 점검 강화' 등에만 치중했지, '공항 주변 1㎞내 응급치료센터 비상체제 가동, 공항 지근거리 격리·검사·치료 가능한 국가지정 종합병원에 수십 병상 확보와 같은 국민을 안심시킬 만한 대응방안은 없었다.

국제공항 수용능력 세계4위인 인천국제공항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세계 1~3위인 두바이 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 책랍콕 공항은 종합병원까지 10여분이 소요되는 반면 인천국제공항은 같은 중구이지만 인하대병원까지 50여분, 서구 가톨릭 국제성모병원 40여분 이상 소요된다. 더욱이 감염병과 응급환자를 대처할 수 있는 인천국제공항 주변 시설은 공항 내 간이 응급실을 갖춘 응급센터뿐이다.

이게 인천의 현실이고 K-방역으로 세계적인 방역모범국가로 꼽히는 대한민국의 현 주소다.

코로나19는 물론이고 더 강력한 변이형 바이러스 출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감염병 전문가들의 진단인데, 현재 인천은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원이 인하대병원, 길병원, 인천의료원 등 3곳에 그치고 있다. 감염병 노출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영종지역은 응급센터, 치료병원이 단 1곳도 없는 실정이다.

2019년에 수행된 제2인천의료원 건립 타당성 연구용역에 따르면 영종지역에 '민간의료기관 유치가 우선 고려 되어야 한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인천경제청의 영종국제도시 종합병원건립 최적화 방안 연구용역이 완료된다 하더라도 부지선정, 민간 병원 사업자 공모 등으로 또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중구 영종국제도시 인구증가는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의료취약지역지정 및 공립병원 건립을 위한 정부관계당국의 대책 마련과 인천시와 지역 대학병원이 공동으로 영종국제도시 종합병원을 운영하는 방안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시간이 녹록치 않다. 이제 겨울이 되면 바이러스가 더욱 기승을 부릴 수 있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