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도시'란 명칭이 뜨악하다. 사는 데 별 불편을 겪지 않아야 하지만, 인천 송도는 그렇지 않은 듯하다.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과 외국 기관 등이 몰려 있는 데도 말이다. 대표적인 불편 사항은 악취다. 특히 8∼10월 지독한 냄새를 풍기면서 거주민들을 고통스럽게 한다. 악취 종류는 분뇨 냄새, 타는 냄새, 가스 냄새 등 다양하다. 몇년 동안은 그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시민들의 원성을 샀다.

그런데 원인을 밝혀낸 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시화산업단지 10만배', '송도 2만800배', '남동산업단지 3000배'.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인접 지역 악취발생 사업장에 대한 복합악취(희석배수 기준 500배) 측정 결과다. 한국환경공단은 지난 2월까지 1년간 시화·남동산단 사업장 등을 대상으로 '송도 일원 악취 실태조사'를 벌였다. 2016년 87건이던 송도 지역 악취 민원이 2017년 153건, 2018년 618건, 2019년 339건에 달했기 때문이다.

경기도 시화산단 악취배출 사업장 28곳 중 7곳에선 희석배수가 699배에서 10만배에 이르는 복합악취를 뿜어내 배출허용기준(500배)을 훨씬 넘었다. 경기도 시흥하수처리장 배출구에선 10만배의 고농도 악취를 배출했다. 송도 지역 악취배출 사업장 9곳 중 6곳의 복합악취는 669~2만800배로 확인됐다. 승기하수처리장 배출구 악취는 2만800배를 기록했다. 남동산단 36개 사업장 중 두 곳에선 최고 3000배의 복합악취가 측정됐다. 악취확산을 분석해 보니, 송도국제도시 반경 5.4㎞ 내에서 영향을 미쳤다. 복합악취 10배는 악취를 감지하고, 악취 종류를 판별할 수 있을 정도의 강도다.

우선 악취 주범으로 지목된 곳에 대해 노후시설 개선과 악취배출 사업장 관리 등이 시급하다. 그렇지 않으면, 만사가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을 높인다. 악취 문제를 잡기 위해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자체 간 '환경공동협의체'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음은 물론이다. 아울러 유관기관과 지자체 간 협력으로 악취 발생원과 이동 경로 분석 등으로 상시감시체제를 강화해야 한다. 그런 노력을 다해야 더 이상 주민들이 악취로 괴롭힘을 당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