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면세구역 /사진출처=인천일보DB
인천국제공항 면세구역 /사진출처=인천일보DB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재입찰’이 또다시 유찰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적자의 늪에 빠진 소위 '빅3'로 불리는 롯데와 신라, 신세계면세점 등 대기업들이 소극적으로 나섰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22일 재입찰을 마감한 결과 1터미널 DF2-향수·화장품, DF3·4-주류·담배, DF6-패션 등 대기업 사업권 4개와 중소·중견기업의 2개 전 품목 DF-8·9 등 모두 유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총 6개 사업권에서 모두 복수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최종 유찰됐다.

신라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아예 불참했다. 이날 응찰에 나선 대기업도 롯데와 신세계면세점 등 2개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는 2개 사업권, 신세계가 1개 사업권에 응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소∙중견기업은 그랜드면세점이 1개 사업권에 응찰했다.

신라면세점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 심사숙고 끝에 재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1·2분기 적자 손실과 현금 유동성 위기까지 겹쳐 불참을 결정했다는 전언이다. 후발주자 현대백화점면세점 역시 안정적인 경영추구, 중장기 사업계획에 따른 안정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인천공항공사는 유찰이 또다시 발생하는 것을 막아 보려고 최소보장액을 낮췄지만 사실상 시장에서 통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여객 80% 회복시점까지 품목별 요율적용, 여객 증감과 연동한 최소보장액 변동 하한(9%)까지 폐지했지만 업계의 외면을 받은 모양새가 됐다.

일각에서는 대부분 대기업들이 코로나19로 매출이 95% 이상 급감하고, 유동성 위기도 최악의 상태라 입찰 말목을 잡았다고 분석한다. 올해 1~2분기 적자 손실, 해외 사업장 폐점, 적자 경영으로 인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정도로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대기업들이 악전고투하고 있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