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오죽하면…” 정성호 “공개적으로 싸워보길” 옹호
박범계 “이해 어려운 면 있어” 주진형 “그릇 작다” 우려

지역화폐 경제적 효과를 놓고 정치권과 국책연구기관과 논쟁을 벌이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바라보는 여권 안팎의 시선이 우려와 옹호로 엇갈리고 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21일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을 향해 '청산해야 할 적폐'라고 비판한 이 지사에 대해 “오죽하면 그런 말씀 하셨겠나”라며 옹호했다. 이어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있을 때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사업이 지역화폐 아니냐. 거기에 대해서 이런 게(반박 보고서가) 나오니까 욱해서 그러신 것 같다. 잘 대응하실 거라고 본다”고 했다. 김 지사는 “지역화폐의 실효성이 있는지는 현장에 내려와 보면 금방 알 수 있다”며 지역화폐의 경제적 효과를 주장했다.

이 지사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정성호 의원은 전날(20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이 앞다퉈 이 지사의 지역화폐를 비판한 것을 언급하며 '몸값 올리기'로 일축했다. 정 의원은 “승부는 항상 센 놈과 붙어야 한다. 센 놈과 붙어야 자기도 세진다. 이 지사가 세긴 한가 보다. 이 지사의 건투를 응원한다”면서 “허섭 하고 겉도는 말싸움보다 제대로 된 정책 대결이 되기를 기대한다. 국민 앞에서 정책으로 맞붙어 공개적으로 확실하게 싸워보길 바란다”고 했다.

반면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역화폐의 경제적 효과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조세연을 비판하기 위해 사용한 단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박 의원은 “정책논쟁으로 가야 하는데 자칫하면 정쟁으로 갈 수 있다. 실제로 국민의힘 쪽이 정쟁화하고 있다. 이 지사에게는 꽤 부담될 것”이라며 “부담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이해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고 했다.

앞서 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KBS1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조세연 보고서 내용을 해석하며 “(조세연 보고서는) 누가 읽어봐도 대단하게 억지스러운 주장을 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렇게까지 발끈하는 걸 보면 그릇이 작다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국책연구기관이 문재인 정부 공약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것이냐'라는 이 지사의 비판에 대해서는 “굉장히 웃긴 이야기”라며 “국책연구기관이라면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한편 조세연이 최근 '지역화폐의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 보고서를 내고 '특정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에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다양한 손실과 비용을 초래하고, 경제적 효과를 상쇄하는 역효과를 낸다'고 하자 이 지사는 발표 당일 페이스북에 '얼빠진 국책연구기관'이라고 했고, 이틀 후에는 '국책연구기관이 특정 집단의 이익을 옹호하고 정치에 개입하는 것이라면 청산해야 할 적폐일 뿐'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원(KDI) 출신인 윤희숙·유경준 국민의힘 의원 등은 보고서 내용은 물론 연구원을 대하는 태도 문제를 놓고 이 지사와 설전을 벌였고, 이 지사가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