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韓字 너 어디 있었니?] 86. 탈세脫稅
[한자韓字 너 어디 있었니?] 86. 탈세脫稅
  • 인천일보
  • 승인 2020.09.21 15:58
  • 수정 2020.09.21 16:17
  • 2020.09.2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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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득자 탈세, 즉각 추징해야
▲ 육체(月육)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기뻐하는(兌열) 것이 해탈(脫탈)이다. /그림=소헌

 

조세租稅는 국가나 공공단체가 재정권(權限)에 의하여 인민으로부터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강제로 획득하는 수입이다. 여기에는 공공재 공급과 소득 재분배를 위한 목적이 있다. 현대사회에서 조세수입은 대체로 화폐형태로 취하지만, 과거 실물경제시대에는 현물이나 노동으로 수납하였다. 어떤 이들은 무턱대고 우리가 당나라의 제도를 모방하여 조세제도를 만들었다고 하는데_ 넋 빠진 자가 아닐 수 없다. _이미 고구려, 백제, 가야, 신라로 이룬 ‘4국 시대’ 이전에 실시했던 공납관계로부터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균역법은 _1751년 영조가 기존 인정(人丁)단위로 2필씩 징수하던 군포를 1필로 경감하기 위하여 만든 세법이다. _이를 보충하기 위하여 어전(漁箭)세, 염(鹽)세, 선(船)세 등을 제정하였다. 그러나 조선 후기 군정이 문란해져 가난하고 무력한 양인들만 군역軍役을 부담하게 된다. ①이미 사망한 군역 대상자의 몫을 가족에게 징수하거나(백골징포白骨徵布) ②16세 미만 어린아이에게 징수하였으며(황구첨정(黃口簽丁) ③도망간 친척에게 징수하거나(족징族徵) ④이웃에게 연대책임을 지워 징수하기도 하였다(인징隣徵).

세엄어호(稅嚴於虎) 관가의 조세는 호랑이보다 무섭다. 조세약탈이 가혹하고 매우 심한 것을 비유한다. 비단 ‘내 입맛에 딱 맞는 세금’을 부과하라는 것은 아니다. ‘가진 만큼 내는 공정公正한 정책’을 시행하라. 대동법에서 배워라. 결結 당 징수하였기에 부자의 부담은 늘고 가난한 농민의 부담은 줄었다.

 

脫 탈 [벗어나다 / 풀다 / 나오다]

①兌(열)은 _‘기쁠 열’, ‘바꿀 태’, ‘날카로울 예’ 등으로 쓰는 까다로운 글자다. 즉, 兌(기쁠 열)은 웃으면(八) 사람(兄)의 얼굴이 온화하게 바뀐다(兌태)고 이해하자. ②고기를 뜻하는 月(육달월 肉)은 사람을 나타내기도 한다. ③사람이 육체(月육)라는 굴레와 번뇌에서 벗어나 기뻐하는(兌열) 것이 해탈(解脫)이다.

 

稅 세 [세금 / 거두다]

①세금(稅)을 내면 누가 기뻐할까? ②세금(稅세)은 꼭 현금만이 아니라 수확한 벼(禾화)나 곡식으로 바꾸어(兌태) 내도 관가에서는 기뻐하기(兌열) 마련이다. ③아니면 세금을 낼 때에는 기쁜 마음으로 하라는 뜻일지도 모른다.

 

嚴 엄 [엄하다 / 혹독하다]

①嚴(엄)은 _(훤)과 _(엄)과 敢(감)이 만난 글자다. ②입(口구)이 둘 모이면 _(부르짖을 훤)이 되는데, 嚴(엄)에서는 입이 아니라 ‘두 눈’을 나타낸다. ③敢(감히 감)은 처음에 사람(人)의 귀(耳이)를 손으로 잡는다(_복)는 뜻이었다가 나중에 ‘감히’, ‘함부로’ 등으로 변하였다. “누가 감히 나의 귀를 잡아 뜯어?”라는 말이다. ④嚴(엄할 엄)은 “감히(敢감) 여기가 어디라고?” 하며 두 눈(_)을 부릅뜨고 엄하게 꾸짖는 모양새다. ⑤嚴(엄)은 바위(_)가 널린 기슭(_엄)에 아래에서 사는 것은 혹독한(敢감) 삶으로서 매우 철저하고 바른 태도다. ⑥간략하게는 _(엄)으로 쓴다.

지난 10년간 고소득사업자 7760명의 탈루 소득이 10조원에 달한다. 평범한 직장인의 ‘유리지갑’과 대비되는 그들의 탈세는 사회통합에 역행한다. 무릇 국가의 법령은 지엄至嚴하다. 공평 과세를 위해서라도 즉각 집행하라. 그것으로 전 인민에게 재난지원금 서푼씩이라도 준다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전성배 한문학자. 민족언어연구원장. <수필처럼 한자> 저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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