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1터미널 재입찰 마감
공항 측 유찰 우려 계약조건 완화
업계 “운영 10년 달려있어 …
안정적 사업권 집중해 응찰”

전 세계 면세점 중 매출 세계 1위에 오른 인천국제공항에서 사상 처음으로 유찰된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재입찰' 열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마감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코로나19 사태 탓인지 '빅3'로 불리는 롯데와 신라, 신세계 등 대기업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20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 제4기 면세점 재입찰은 수정된 입찰조건 재공지로 인해 입찰참가등록, 사업제안 및 가격입찰서 제출이 1주일 미뤄져 22일 마감이다. 입찰 대상은 1터미널 DF2-향수·화장품, DF3·4-주류·담배, DF6-패션 등 대기업 사업권 4개와 중소·중견기업의 2개 전 품목 DF-8·9다. 업계는 롯데와 신라, 신세계에 이어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재입찰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흥행은 어둡게 전망한다. 누적된 적자에 코로나19 사태까지 지속되고, 회복시점 예측이 불가능해 과거와 다르게 입찰가격 셈법도 복잡하다는 이유다.

인천공항공사는 또다시 유찰이 발생하는 것을 막으려고 최소보장액을 낮춘 상태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여객 80% 회복시점까지 임대료를 품목별 요율로 적용한다는 재입찰 조건을 내놨다. 여객 증감에 연동한 최소보장액 변동 하한(9%)도 폐지했다.

업체 관계자는 “어느 때보다 사업권에 대한 눈치 싸움이 치열하겠지만 공격적으로 나설 상황은 아니다”며 “면세점 운영이 10년에 달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사업권에 집중해 응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에 입점한 기존 대기업들의 '실리 챙기기 입찰'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금 유동성 위기에 처한 최악의 상태라 유찰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코로나19로 매출이 95% 이상 급감했고 올해 1~2분기에 적자 손실, 해외 사업장 정리 분위기 등 후속 조치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혼란을 빚고 있다.

일단 롯데와 신라는 전 세계 최상위권의 매출이 나오는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을 마냥 외면할 수는 없는 처지다. 후발주자 현대백화점면세점에 대해 위협을 느끼고 있다. 입찰 실패시 1터미널에서 철수하는 것도 걱정거리다.

한편 인천공항공사는 재입찰을 연기하면서 가격입찰서 작성시 제안자(사업자)는 제1차년도(12개월) 최소보장금 제한액을 2차년도 최소보장금 제한액 이상으로 제시할 수 없고 '0점' 처리한다고 재공지한 바 있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