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정의당 국회의원
▲ 류호정 정의당 국회의원
▲ 류호정 정의당 국회의원

 

코로나19의 매서운 바람이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다. 연일 언론은 코로나 이후의 세상을 살아갈 세대, 지금의 10대, 20대 그리고 30대를 불러낸다. '포스트 코로나 세대'로 명명한다. 그렇다면 이 '포스트 코로나 세대'의 현주소는 어떨까.

급격한 원격교육 도입, 그리고 장기간의 등교 중지로 공교육은 사실상 마비되었다. 돌봄과 노동 사이를 줄타기하는 많은 부모에게 자녀 교육은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너네 집 문제'가 되어버렸다.

올해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은 어떨까. 2019년 통계청과 교육부가 진행한 공동조사에 따르면 월 소득 200만 원 미만 가구의 사교육비는 월 소득 800만 원 이상인 가구의 사교육비의 1/5에도 미치지 못한다. 물론 학원비와 등수가 정비례하진 않는다. 교육현장의 선생님, 그리고 교직원의 헌신이 무색하게도, 코로나가 만든 공교육의 공백이 향하는 곳은 결국 학원비와 인터넷 강의 수강료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면, 올겨울 수능은 '학원비 검증시험'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학 이름이 신분이 되고 평생의 소득수준과 삶의 형태를 어느 정도 규정짓는 사회에서, 과연 학교만 믿고 자식을 수능 시험장에 보낼 용기 있는 부모가 얼마나 되겠는가.

대학교에 들어가야 하는 사람만큼, 나와야 하는 청년들의 시름도 깊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500대 기업 중 하반기 채용계획을 수립한 곳은 25.8%에 불과하다. 코로나 시절의 한복판에서 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이 자기소개서를 100장 넘게 쓰던 선배들을 '차라리' 부러워하는 이유다.

재난은 위기이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 사회 시스템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공고해진 불평등과 양극화의 늪에서 살아갈 세대에게 앞으로의 삶을 살아낼 최소한의 여건이 보장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할 때이다. 그 시작은 우리 주변의 누군가에게 건넬 따뜻한 말 한마디와 정치에 관심을 두는 것부터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