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혜 경기의료원 감염관리실 간호사]

코로나 후에도 사업확대 등
공공영역 강화 필요성 제기

 

“답답한 마음은 정말 이해하지만, 국민이 다 같이 협조하지 않으면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없습니다.”

양승혜(사진)씨는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에서 사투 중인 경기도의료원 감염관리실 간호사다. 경기도의료원은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받아왔다. 거점병원이기는 하지만, 대형병원보다 시설과 장비가 취약하고 인력도 모자라 의료진의 심리적 불안감이 큰 상황이다.

한때 소강상태였던 경기도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8월 광복절 집회와 교회발 환자로 인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양 간호사는 “인력대비 수십 명의 환자를 더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무게감을 공공의료기관이라는 사명감으로 이겨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확진자뿐 아니라 요양병원 어르신의 케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양 간호사는 “요양병원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연세가 많은 어르신을 코호트 격리해야 한다”면서 “기저질환과 치매가 있는 분들을 보호복을 입고 기저귀나 식사보조를 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힘든 일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치매 환자가 병상 밖으로 나가는 상황도 발생했다. 병원은 소방법에 묶여 병실이나 병동을 완벽하게 막을 수 없다. 비상문이나 비상계단을 치매 환자가 열고 나와 간호사가 있는 클린존까지 오기도 했다.

누구도 원했던 일은 아니지만, 사망도 2건이 있었다. 그는 “평상시에도 환자가 임종하면 부담이 된다”면서 “확진자이다 보니 보호자 면회도 잘 안 된 상태에서 유선으로 임종을 알리고 잠깐 얼굴을 보게 하는 절차도 있다 보니 마음이 아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소소하게 보람도 느낀다. 격리해제 기준이 완화되기 전에는 70일 만에 퇴원하는 환아가 있었다. 코로나 검사는 지난 6월까지는 이틀 연속 음성이 나와야 퇴원이 가능했는데 소아의 경우 어른보다 음성이 나왔다가 양성이 나오기도 하고 열이 없다가 있기도 하다. 그 환아가 음성이 두 번 나오는 날 간호사끼리 환호를 지르면서 진심으로 축하하고 격려해 줬다고 양 간호사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사태 장기화에 의료진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코로나 블루 증세를 보이는 이들도 있는 여러모로 어려운 전쟁”이라면서 “공공의료는 적자의 대상이 아닌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개념으로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병상 확충, 노후시설 개선 및 사업 확대 등 공공의료 영역이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승혜 간호사는 끝으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독감과 함께 코로나를 맞게 되는 상황이 진행됐다”며 “조금 불편하고 힘들지만, 거리 두기를 단계별로 국민이 잘 실천해 주시면 좀 더 빨리 상황이 진정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오석균 기자 demo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