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이용시설 방문 자제 유지
PC방 영업 재개에도 빈자리만
방역물품 지원 끊겨 비용 부담

식당 밥값 내려도 손님 발길 뚝
차이나타운 '중국' 이미지 타격
“관광객 줄어 굶어 죽을판” 걱정

“지출 그대론데 수입없어 근심”
▲코로나19로 한적한 인천 차이나타운 거리. /인천일보DB

 

“거리두기가 2단계로 완화돼 문을 열었지만 달라진건 없네요.”

17일 낮 12시 인천 미추홀구 주안역 인근의 한 PC방. 건물 2층에 위치한 PC방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스크를 쓴 직원이 체온 측정을 권했다. 수기 방명록을 작성한 뒤 들어선 PC방은 휑했다. 100여석 중 5곳만 자리가 차 있었다.

PC방 관계자는 “거리두기 완화로 문을 열었지만 찾아오는 손님은 거의 없다”며 “아르바이트생을 쓸 여력이 되지 않아 대학 다니는 딸이 대신 카운터를 봐주고 있을 정도다. 14년 동안 PC방을 운영하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지난 13일 정부가 인천 등 수도권에 내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2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2단계 완화로 운영을 멈췄던 PC방과 실내체육시설은 문을 다시 열고 일반음식점과 제과점은 밤 9시 이후 정상영업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의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상인들은 앞서 시행된 2.5단계의 영향으로 손님들이 다수가 모이는 장소의 방문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 초기 행정기관 등에서 지원하던 방역물품을 자비로 구매해야해 장사가 안되는 마당에 이마저 부담이 큰 실정이다.

남동구청 앞에서 30년간 횟집을 운영한 A씨는 “점심에 판매하는 회덮밥 가격을 1만2000원에서 8000원으로 내렸는데도 손님이 기존 3분의 1수준”이라며 “거리두기가 완화됐지만 괜히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손님들이 오지 않는다. 추석이 지나야 사정이 좀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이 몰려오던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은 코로나19가 발생하자마자 중국과 관련된 이미지 탓에 받았던 타격이 수개월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업소들은 운영비와 인건비 감축을 위해 주말에만 문을 여는 실정이다. 거리 곳곳 아예 문을 닫은 업소들도 적지 않다.

문철희(60) 중구 차이나타운로 상점가 회장은 “관광지이다 보니 관광객이 와야 장사가 되는데 손님 자체가 오질 않는다”며 “이러다 굶어 죽을 것 같다. 매출이 5분의 1로 줄어든 상태다. 언제까지 이럴지 몰라 그저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박준 한국외식업중앙회 인천지회장은 “정부에서 상인들의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2단계로 완화했지만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없어서 현장에선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라며 “임대료와 인건비는 그대로 지출되는데 수입이 없다 보니 상인들은 날로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