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공여 논란 이은 비리 의혹

인천 연수구청 씨름단이 4년 전 전국대회 우승을 위해 승부를 조작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17일 인천일보가 확보한 녹취록에는 2016년 7월 열린 ‘제53회 대통령기전국장사씨름대회’ 단체전에서 연수구청 씨름단이 상대팀들과 승부를 조작했다는 내용의 대화가 나온다.

대회에 실제 출전했던 A선수는 녹취에서 연수구청 씨름단 후임 감독이 “준결승할 때 짜고 했냐 안 했냐”라는 질문에 “3점 받기로 했다”고 답한다.

씨름 일반부 단체전은 각 팀에서 7명씩 출전에 7전4선승제 개인 간 단판으로 진행된다.

후임 감독은 이어 “준결승도 딜(거래)하고 결승전에서 수원시청이랑은 대놓고 딜한 거 아니냐. B감독(대회 당시 감독)이 너 이기고 너 지고 이렇게 얘기했냐”는 질문에 A선수는 “네 그렇게 얘기했다”며 “(시합 끝나고 나서) 밖에 불러서 지금 거기 누가 신고했으니까 티내지 말라고 모른다고 하라고”라고 답했다.

이 통화는 2018년 10월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B감독은 2016년 말까지 연수구청 씨름단을 맡았다.

A선수는 인천일보와 통화에서 “(승부조작) 그런 일 없었다”고 짧게 답한 뒤 연락이 되지 않았다.

연수구청은 당시 수원시청과 결승에서 첫 판을 내준 뒤 내리 세 판을 이겨 3대1로 앞섰다. 이후 두 판을 수원시에 내줘 3대3 동점 상황을 맞은 뒤 마지막 판을 이겨 극적으로 우승했다. 연수구청 씨름단의 단체 우승은 2013년 이후 3년만이었다.

승부조작이 있었다는 의혹은 선수들 입을 통해서도 나왔다.

당시 시합을 뛰었던 한 선수는 “이기거나 지라는 지시가 당시에 있었다”며 “알 사람은 알테지만 승부 조작은 흔한 일”이라고 말했다.

연수구청 씨름단은 앞서 B감독 임기 말 후임 감독이 임명되는 과정에서 당시 구청장 가족에게 뇌물이 오갔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인천일보 2019년 11월5일자 19면>

이에 대해 B감독과 수원시청 씨름단 측은 승부조작은 없었다고 맞섰다.

B감독은 “말도 안 되는 소리이고 유언비어를 퍼뜨린 사람을 명예훼손 무고죄로 조치를 취해야 할 상황”이라며 “조작을 해서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 쪽 팀이랑 친분도 있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수원시청 씨름단 관계자는 “우리는 전혀 관계가 없는데 왜 우리를 걸고 넘어지는지 모르겠다”며 “결승전까지 죽어라 올라갔는데 선수들에게 져주라고 얘기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승부조작 의혹은 현재 경찰에서도 인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주영∙김원진∙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