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인천 서구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하천관리의 허점이 심곡천 물고기 떼죽음으로 그대로 드러났다.

청라국제도시개발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인천시는 사업지구 안 심곡천뿐만 아니라 공촌천의 수량이나 수질을 고려하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청라국제도시 하천에서 물고기 떼죽음 사태는 언제든지 또 일어날 수 있다.

서구는 심곡천 물고기 떼죽음의 원인으로 낮은 용존산소로 꼽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당시 심곡천 유지용수의 용존산소 농도가 0.74ppm(매우 나쁨)으로 물고기가 살 수 있는 최저 농도 2ppm을 밑돌았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1일 심곡천에서 물고기 2t가량이 집단 폐사했다.

심곡천의 유지용수의 원천은 청라국제도시 안의 공촌하수처리장 재처리수다. 하루 2만3300t 중 1만9800t을 심곡천, 3500t을 공촌천의 유지용수로 쓴다.

심곡천이 청라국제도시 내 길이 6.7㎞, 폭 20~336m(평균 40m)인 점을 따지면 유지용수의 수심이 겨우 11㎝에 불과한 셈이다. 상류와 하류 바닥의 기울기도 5㎝ 남짓해 유지용수가 항상 고여 있는 유수지의 모습이다.

심곡천의 유지용수 부족으로 수위가 낮은 데다가 바닥 퇴적토가 썩으면서 발생한 가스로 물고기가 질식한 것이다.

LH청라영종사업본부는 하천정비기본계획(2010년)에 따라 준설을 주요 내용으로 공촌·심곡천 정비사업을 벌인 뒤 2019년과 올해 인천시에 넘길 계획이었다.

사업비 190억 원을 들여 공촌천(길이 4.46㎞)과 심곡천 바닥에 쌓인 토사 각 18만여㎥를 준설해 자연적으로 물이 흐를 수 있도록 하고, 100년 빈도의 호우에도 범람하지 않도록 정비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착공조차 들어가지 않았다.

인천시는 물고기 떼죽음 사태 이후 상수도 원수(1t당 팔당 223.7원, 풍납 52.7원) 6000t을 심곡천 유지용수로 보태며 긴급 처방했다. 공촌하수처리장 재처리수의 공급량도 하루 3만5000t으로 늘려 심곡천에 2만2000t을 흘려보내고 있다.

우려가 가시지 않는 제2의 물고기 떼죽음을 막는 근본대책으로 한참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악취발생의 직간접적 원인인 공촌하수처리장의 재처리수로는 청라국제도시 내 하천의 수량과 수질을 담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심곡천과 공촌천 유지용수의 수위와 맞닿은 서해 배수관문과 하천 기울기에 대한 검토 없는 조처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견해다.

/박정환 기자 hi2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