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론] 인천서 시작된 대학교육 해외전파
[시 론] 인천서 시작된 대학교육 해외전파
  • 인천일보
  • 승인 2020.09.16 16:44
  • 수정 2020.09.16 16:44
  • 2020.09.17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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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걸 인하대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코로나 바이러스의 세계적 확산으로 국내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증가가 일시적으로 주춤한 상태지만, 국내 대학으로 유입되는 외국인 유학생은 십수 년 전부터 꾸준히 증가해 왔다.

현재 몇몇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수는 학부생 기준으로 2500명을 넘어섰고,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대학은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을 새로운 수입원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외국인 유학생 증가는 재정 수익 확보라는 의미 외에도 우리나라 대학교육에 대한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신호이며 동시에 대학교육의 해외 전파 가능성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이기도 하다.

국내 여러 대학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 노력 외에도 우리나라 대학교육을 해외에 전파하기 위한 시도를 꾸준히 해 왔다. 그러나 교육 해외 전파에 관한 경험 부족과 당시 관련 법령의 경직성 등으로 한동안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학과 단위의 교육 프로그램 수출 그리고 해외 현지 대학과 학과를 공동 운영하는 몇 건의 사례를 성과로 들 수 있을 정도였다. 다행히 6년 전 필자가 소속한 인하대에 의해 해외분교 설립에 버금가는 대학 단위의 교육 해외 전파가 최초로 시작됐으며, 이를 계기로 관련 국내 법령이 정비되어 교육 해외 전파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수 있었다. 이후 교육 해외 전파에 관심을 가진 국내 대학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의미 있는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인하대가 6년 전에 시작했던 교육 해외 전파 사업은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 대학을 신설하고, 인하대가 개발한 대학 단위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신설 대학의 교육 운영을 전담하는 사업이었다.

인하대가 우즈벡 정부의 교육 파트너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과거 우즈벡 정부 요청으로 우즈벡 대학 교원을 재교육하여 좋은 평가를 받았던 점과 인하대의 재단 기업과 우즈벡 정부가 우호적인 관계였던 점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자국의 대학교육 혁신을 위해 왜 대한민국 교육시스템을 선택했는지를 사업 초기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이후 우즈벡 정부를 비롯한 여러 외국 기관들과 교육 협력을 논하는 과정에서 우리 교육시스템이 해외에서 아주 높은 평가를 받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인적 자원밖에 없던 대한민국이 선진국 대열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높은 교육열과 교육시스템 때문으로 세계는 이미 이해하고 있었다. 우리 대학교육의 더 큰 발전을 위해 선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음을 알면서도 해외에서 우리 교육시스템에 대한 좋은 평가를 들을 때마다 개인적으로 우쭐해지는 기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인하대의 교육 해외 전파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던 것은 아니다. 대학 발전이 시급한 상황에서 인적 자원을 교육 해외 전파에 투입하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사업 초기에 있었다. 어떤 대학도 해본 적이 없는 재정 위험을 초래할지도 모르는 사업에 대한 반대론도 적지 않았다. 사업에 대한 이해 부족과 관련 법령의 모호성 등으로 사업 추진 과정 자체에 의구심을 가지는 일도 있었다.

우리 교육 과정을 현지 학생에게 전수할 파견 교원의 확보는 또 다른 현실적인 어려움이었다. 이러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구성원들의 열정적 지원, 교육 해외 전파에 대한 대학본부의 신념 그리고 우즈벡 정부의 전폭적인 성원에 힘입어 작년에 1단계 5년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었다. 또한 우즈벡 정부로부터 성과를 인정받아 2단계 사업을 계속 추진하기로 확정했다. 인천의 인하대에서 시작된 대학교육의 해외 전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을 구성원으로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혹자는 교육의 해외 전파를 교육 수출이라 칭하기도 하지만, 교육은 단순히 콘텐츠를 넘기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전수하는 것이고 그 속에 담긴 교육 철학을 공유하는 것이라 믿는다.

이런 의미에서 대학교육의 해외 전파를 사업 관점으로만 바라보는 것을 경계하며, 우리의 우월성을 과시하는 자세 또한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교육 해외 전파는 교류라는 대등한 관계 설정 속에서 상호 진정성을 다해 함께 진행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점차 무르익어 가고 있는 국내 여러 대학의 교육 해외 전파 노력이 수익 확보 이상의 가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되어 구체적인 결과로 꽃 피우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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