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상담 늘리고 방역 물품 제공, 사각지대 줄인다
▲ 박남춘 인천시장이 지난해 7월 쪽방촌을 찾아 방문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감염병은 모두에게 공평하다고 하지만 사회적 약자에겐 유독 가혹하다. 처방·치료 등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고, 경제적 위협도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년 넘게 지속되는 코로나19로 취약계층 위기는 가속화하고 있다. 방역 사각지대로 남을 수 있는 노숙인, 쪽방주민 보호도 절실해지고 있다. 인천시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자 거리 상담을 확대하고, 방역 물품 제공을 통해 취약계층 현장 지원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소외되는 이웃 없이 모두가 함께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도록 복지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시는 “빈틈없는 방역을 위해 노숙인과 쪽방주민 지원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노숙인 현장 상담과 마스크 배포 활동.
▲ 노숙인 현장 상담과 마스크 배포 활동.

 

인천시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노숙인·쪽방주민 보호와 피해 예방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노숙인·쪽방주민 보호는 '찾아가는 이동방역반'부터 방역 물품 지원, 현장 상담 등으로 전개되고 있다.

시 자료를 보면 거리 노숙인은 동인천역 북광장, 주안역 주변, 터미널 인근 등지에 140명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5개 노숙인 복지시설에서도 295명이 생활한다. 쪽방주민은 중구·동구·계양구 등 230세대 302명이다.

 

▲찾아가는 검진과 현장 상담 확대

시는 재활·요양시설 입소 노숙인을 대상으로 간병비 등 생활·의료 지원과 자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신체적·정신적 재활을 통해 자립 기반을 지원하고, 시설 입소 노숙인에게는 직업 상담·훈련 등의 복지서비스로 자활을 돕고 있는 것이다.

마스크 등의 물품 부족으로 방역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노숙인 시설과 거리 노숙인에게 마스크도 배부되고 있다. 시는 중국 자매도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등으로부터 후원받은 마스크 1만5000매를 노숙인에게 나눠줬다. 지역 기관·단체로부터 마스크 11만7635매, 손소독제 4158개도 후원받아 시설에 배부했다. 코로나19 방역 사각지대를 없애려는 취지다.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의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를 연계해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한 전화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시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월부터 무료 급식 시설이 폐쇄되자 거리 노숙인 보호를 위해 상담 예산을 확대 편성했다. 거리 노숙인 현장 상담(아웃리치) 횟수를 주 2회에서 주 6회로 늘리고, 먹거리와 방역 물품 지원도 강화했다.

지난 5월과 이달 두 차례에 걸쳐 군·구 보건소별 '찾아가는 이동방역반'도 구성됐다. 노숙인 등을 대상으로 방역 사각지대를 관리해 코로나19 재확산을 방지한 활동이다. 찾아가는 이동방역반이 동인천역 북광장, 부평역, 만석동 쪽방 등지에서 검진 활동을 벌인 결과, 검사받은 135명 전원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거리 상담은 긴급재난지원금 수령으로도 이어졌다. 올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과정에서 거리 노숙인들의 신청이 저조하자 시가 상담사와 함께 지원금 수령을 도운 것이다.

 

▲“방역 사각지대 해소” 취약계층 지원

유관기관과 민간단체 협력을 통한 노숙인 지원도 활발하다. 시는 경찰서 등 유관기관과 협조 체계를 구축해 임시 주거 지원 등으로 응급 잠자리를 제공하고, 긴급 의료 지원을 하고 있다. 월미도에 위치한 비영리민간단체 '꿈베이커리'는 지난 4월에 이어 이달 빵 1200개를 거리 노숙인에게 배부할 예정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한 가운데 찾아온 무더위는 취약계층에게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코로나19로 무더위쉼터 운영마저 축소된 올여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의 기관은 쿨매트를 비롯한 물품 지원으로 노숙인·쪽방주민의 여름나기를 도왔다. 쪽방상담소는 쪽방 가정을 주기적으로 순회 방문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무더위쉼터를 운영했다.

시는 추석 연휴에도 방역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노숙인과 쪽방 주민 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명노 시 자립정책과장은 “노숙인·쪽방주민 등 취약계층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도록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명절에도 소외되는 이웃 없이 모두가 함께 감염병을 이겨낼 수 있도록 시민들도 취약계층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사진제공=인천시

 


 

안심주택 보증금지원, 실시간 원격감시시스템

▲ 쪽방촌 전기시설물 안전점검.
▲ 쪽방촌 전기시설물 안전점검.

 

인천시가 쪽방주민과 자립 노숙인에게 안정적인 주거를 지원하는 '안심주택' 사업이 코로나19 위기 국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시는 쪽방 주민과 노숙인을 대상으로 지난해 4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보증금 지원형 안심주택 지원사업'에 38세대가 신청해 16세대가 입주를 완료했다고 15일 밝혔다.

안심주택에는 쪽방 주민이나 노숙인 시설 3개월 이상 거주자 등이 입주할 수 있다. 시는 안심주택 입주자들이 지역사회에서 원활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쪽방상담소, 노숙인 시설과 연계해 사례관리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시는 또 지난 6월 쪽방 227세대를 대상으로 전기시설물 안전 점검도 벌였다. 안전사고와 화재를 예방하는 전기시설물 안전 점검은 동절기를 앞두고 추가로 실시된다.

특히 쪽방 전기 재해 위험가구와 노숙인 요양시설에는 실시간 원격감시시스템인 '전기안전 IoT 장치' 40개가 설치됐다. 전기 사용 과정에서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한국전기안전공사 관제 시스템망으로 즉시 전송돼 24시간 출동하는 서비스다. 실시간 감시 장치로 전기 재해 위험이 높은 쪽방촌 화재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시는 “시범 운영이 끝나면 예산을 편성해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사진제공=인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