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과 각종 규제 등으로 인해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부동산 전세시장이 점점 과열되는 모습이다. 아파트 매매는 줄었지만, 전세물량은 감소세가 뚜렷하다.

15일 KB국민은행 부동산의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7일 기준 경기도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80.1을 기록 7월6일 109.3 대비 무려 29.2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전세수급지수는 7일 기준 올해 최저점을 기록했던 3월30일 144.1보다 50.3포인트 증가한 194.4를 기록했다.

매수우위지수와 전세수급지수는 KB가 경기·인천지역 협력 부동산중개업체 1100여 곳을 대상으로 주택 매도자와 매수자, 전세 수급자와 수요자 중 어느 쪽이 많은지를 조사해 산출하는 지수다. 매수우위지수가 100 미만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KB 측은 지난달부터 부동산 관계 법령 통과로 6·17, 7·10 부동산대책 등의 규제 영향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데다, 코로나19 재확산 영향까지 겹쳐 경기도 아파트 시장의 매수세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부가 고가주택·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와 취득세를 대폭 높이면서 투기수요의 주택시장 진입이 어려워졌다. 또한 집값 불안감에 대출을 받아 무리하게 집을 사들이던 무주택 실수요자들도 코로나19 사태가 심화하자 매수세가 주춤해졌다.

하지만 전세수급지수는 200 가까이 기록하면서 사실상 전세매물은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가격도 증가세다.

KB국민은행의 경기 아파트 전세 가격지수는 7일 기준 8월31일(103.3) 대비 0.3포인트(p) 상승한 103.6을 기록했다. 월간 아파트 전세 가격지수도 8월 102.5를 기록, 7월 101.7보다 0.78%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견고하던 매수심리가 본격적으로 위축되기 시작하면서 집값 하방압력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경기가 이보다 더 떨어진다면 하방압력이 올 수도 있다”면서 “실거주 목적으로만 주택구매가 가능하게 되면서 수도권 주택 매매심리가 많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파트매입 임대사업자 폐지와 갭투자 방지로 인해 매물이 나오기 쉽지 않고, 분양을 받기 위해 무주택 세대주 자격을 유지하려는 세입자로 인해 전세 등 임대차시장 가격이 오르고 있다”면서 “저금리 상황이 장기화하고 5월 기준금리도 0.5%로 떨어져 임대인 입장에서 전세보다 월세 선호가 높아졌다. 재계약 매물도 신규 유통이 줄어들어 전셋값은 계속 올라가고 매매가격은 강보합세를 보일 것 같다”고 전망했다.

/오석균 기자 demo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