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관련한 의혹 제기에 대해 여야가 또 다시 격돌했다. 여야의 원내대표가 나서 정치공방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추 장관 아들과 관련한 의혹이 사실이 아닌 거짓이라며 야당이 무분별한 정치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민의힘은 의혹을 해소하기는커녕 국민의 분노만 더 자극한다면서 추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1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과 관련한 여러 의혹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사안이 야당의 무분별한 정치공세에 의해 엄청난 권력형 비리인 것처럼 부풀려졌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야당이 추 장관 아들과 관련해 여러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나 모두 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사슴이 말로 둔갑하는 전형적인 야당발 지록위마"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어제 대정부 질의를 통해 이 문제의 실체적 진실은 다 밝혀졌다"면서 "팩트는 한 젊은이가 군 복무 중 병가를 내서 수술을 받았고 경과가 좋지 않아서 치료를 위해 개인 휴가를 연장해서 썼다는 것이다. 병가, 휴가는 규정에 따라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개혁을 진두지휘하는 현직 법무부 장관의 아들 문제가 아니라면 확대 재생산될 일인지 의문"이라면서 "특혜도 없어야겠지만 억울함도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검찰이 수사하는 중이니까 수사는 검찰에 맡겨두고 야당도 이제 국회가 할 일에 집중해주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9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민주당 김종민 최고위원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김 최고위원은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시절 특혜 의혹과 관련, "아들 서씨와 가까운 사이인 추 장관 보좌관이 (국방부에) 문의 전화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당시 당대표였던 추 장관이 단순히 민원전화를 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간다"며 이같이 밝혔다.

추 장관 부부가 2017년 6월 아들의 휴가 연장을 국방부 민원실에 문의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는 지적과 관련, 추 장관은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제가 전화한 사실은 없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문구는 부모님 전화라고 돼 있지만, 당시 군 지원반장은 누군가에게서 문의 전화가 왔었다는 얘기만 전달받고 서 일병에게 물어본 것"이라며 "국방부가 민원 당사자의 신원을 확인한 내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장병들도 구두로 휴가 연장이 가능한 것이냐는 질문에 김 최고위원은 "누구나 가능하다"며 "그게 상관이 보기에 정말 꾀병이 아니거나, 정말 불가피하거나 수술받아 다리가 절뚝거린다면"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15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자신과 아들을 둘러싼 의혹을 해소하기는커녕 국민의 분노만 더 자극한다면서 사퇴를 촉구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추 장관을 향해 "정의와 진실과 싸우려 하지 말고 조속히 결단하라"고 주장했다.

곽상도 의원은 "국민들에게 변명만 늘어놓은 것만으로도 이미 장관을 그만둬야 하는 충분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특히 추 장관의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 내용과 태도를 성토했다.

김웅 의원은 추 장관 답변을 두고 "댁에 전화기 한 대 놔드려야겠다. 주말부부인 남편에게 물어보지도 못한다니"라고 비꼬았다.

김선동 사무총장은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아 자신과 아들이 피해를 봤다고 한 추 장관의 답변을 거론하면서 "귀를 의심했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KBS 라디오에 나와 "'능력 있는 내 아들을 제비뽑기로 떨어뜨렸다'는 (추 장관의) 말은 국민이 두고두고 실망감과 분노를 키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 의원은 추 장관을 향해 "시정잡배처럼 답변해 국민을 우롱했다"며 "특혜 속에서 살아와 뭐가 특혜인지도 분간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