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통신기업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로 국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업계에 큰 타격이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 중 대 중국 수출 비중이 41% 이상이나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가 15일 발효된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기업들도 이날부터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하게 됐다.

15일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1∼7월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액 중 대 중국 수출 비중은 전체 41.1%에 이른다. 이 기간 반도체 총수출액 547억4000만 달러 가운데 224억8900만 달러가 중국으로 향했다.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는 홍콩이다. 이 기간 113억7500만달러가 수출돼 수출 비중 20.8%를 차지했다. 사실 홍콩 수출 물량 가운데는 홍콩을 거쳐 중국으로 들어가는 물량도 포함돼 있다. 사실상 중국으로 향하는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량은 41%가 아닌 그 이상이 될 수 잇다는 것이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같은 기간 중국으로의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 수출액은 38억2200만달러로, 수출 비중은 43.7%였다. 베트남 44.5%에 이어 두 번째로 비중이 높다.

미국의 제재로 수출 금지 조치가 1년간 이어질 경우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는 연간 10조원의 매출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반도체 수출량이 939억3000만달러(약 112조)임을 고려할 때 8∼10% 정도의 타격을 입는 것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화웨이가 핵심 반도체 부품의 재고를 많이 쌓아놓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우리의 단기 수출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화웨이를 제외한 다른 업체로 수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번 제재가 우리 기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 상황을 예의 주시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우리 수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 "우리 업계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영향은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