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구역서 야영·쓰레기 무단투기
외지인 밀집 어민 선착장 이용 불편
주민 “아름답던 해변 보기 힘들어져”
▲ 지난 12일 낮 12시 인천 강화군 동검도 선착장엔 캠핑을 하기 위해 찾은 차들로 빽빽하다. 한편엔 쓰레기가 쌓여있다.

 

▲ 인천 옹진군 영흥면의 노가리 해변의 주말 모습. 캠핑족으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사진제공=독자

 

“주말에 캠핑족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줍느라 허리를 펼 수가 없네요.”

14일 오전 8시 인천 강화군 동검도 선착장. 주민 박모(84)씨는 아침부터 지난 주말 캠핑족들이 휩쓸고 간 선착장의 쓰레기를 줍느라 바쁘다. 선착장 곳곳에 쓰레기가 산을 이루고 있었다. 큰 상자부터 플라스틱 용기, 술병 등이 나뒹굴었다. 박씨는 “캠핑족들이 제대로 분리수거를 안 하고 돌아가다 보니 주민들이 깨진 유리병 등에 손을 다치는 일도 일어난다”며 “집에 갈 때 쓰레기도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로 감염 우려가 비교적 적은 캠핑이 인기를 끌면서 인천 섬 지역이 신흥 캠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캠핑족이 야영이 금지된 장소에서 뒷정리도 하지 않고 떠나면서 지역 주민들이 쓰레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로 지난 12일 동검도 선착장엔 수십 대의 차들과 텐트가 빽빽했다. 주민들 편의시설인 정자도 텐트가 점령한 상태였다. 해당 선착장은 동검도 어민들의 생계 터전이지만 최근 캠핑족들로 인해 정작 어민들의 선착장 이용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강준희 동검도 어촌계장은 “선착장에 차가 빽빽하게 차 있다 보니 어민들이 출어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며 “이곳이 캠핑족을 위한 공간인지 어민들을 위한 공간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다”고 털어놨다.

옹진군 영흥면의 노가리 해변도 비슷한 상황이다. 펜션이 3~4곳밖에 없는 조용한 마을이지만 주말이면 외지인들로 북적인다. 해안가를 따라 50여대의 차들이 줄지어 주차될 뿐 아니라 형형색색의 텐트가 빼곡히 들어찬다. 이들이 떠난 자리엔 쓰레기뿐 아니라 노상방뇨의 흔적이 남는다.

강성모 외1리 이장은 “아름답던 해변이 이젠 지저분해져서 볼 수가 없을 정도라 인근에 화장실 등 시설이 갖춰져 있는 야영장을 안내해줘도 이용료를 내야 해서 그런지 이동하질 않는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